[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구속)씨 의혹에 연루된 이재만(50)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50)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검찰에서 약 16시간의 조사를 받고 15일 귀가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14일 오전 10시30분부터 이날 오전 2시35분쯤까지 이 전 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 전 비서관은 정호성(47·구속) 전 제1부속비서관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발표한 각종 연설문을 비롯해 외교·안보 등 국가 기밀과 관련된 문서를 최씨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조사실에서 나온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건 유출을 지시했냐고 묻는 취재진에 "검찰에서 물어보는 사실들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드렸다"고 말했다. 문건 유출을 묵인했는지, 박 대통령 지시가 있었는지, 최씨를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대답 없이 청사를 빠져나갔다.
최씨가 청와대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 전 비서관은 14일 오전 10시부터 이날 오전 1시50분쯤까지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안 전 비서관은 조사 후 최씨의 청와대 출입에 동행한 것이 맞는지, 청와대 문건을 넘겨주는 데 개입했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의 물음에 "검찰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고 왔다"고 대답했다.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주치의 김모씨와 청와대에 동행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정호성(47·구속) 전 제1부속비서관과 함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리는 이들은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에 들어있던 'greatpark1819'란 이메일 계정을 함께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태블릿 속 문서의 수정자 아이디 'narelo'의 사용자로 알려진 정 전 비서관은 지난 6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된 이후 계속해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 안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것에 이어 이르면 오는 16일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당시 대기업 총수를 따로 만나 출연금을 지원하도록 요구했다는 의혹에 관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최순실(60·구속)씨와 함께 현 정부 국정을 좌지우지 해온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 중 한명인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문건유출 의혹 관련 검찰조사를 마치고 15일 새벽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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