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서울메트로가 3220억 규모의 내진보강 공사를 진행하면서 부실시공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새누리당 생활정치추진단은 15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서울메트로가 내진보강공사 과정에서 부적합한 공법을 적용하고, 위조된 자재 시험성적서를 제출받고도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1∼4호선 구간 중 내진보강이 필요한 구간(53.2km)에 내진보강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장방문단은 이 중 5공구(1.6km) 공사현장을 방문한 결과 적용된 4개 공법 중 2개 공법에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방문단은 “내진보강공사 시 자재 적정성을 판단하는 '자재선정위원회'가 BR공법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도, 195m에 이르는 구간에 BR공법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BR공법은 친환경 우레탄 접착제와 고연성 섬유를 사용해 기둥이나 벽체를 보강하는 내진공법이다.
실제로 BR 보강공법 심의위원회 검토의견을 살펴보면 서울메트로 도시철도 연구원은 “한국형 내진 여건에 맞는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고, 돌출된 자재를 사용해 유지관리 점검자의 안전대피 지장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현장방문단은 SRFⅡ공법과 관련해 불에 잘 타지 않도록 시공해야 하는 난연 성적서를 위조해 제출한 사실도 적발했다. 성중기 의원(새누리당·강남1)은 “화재가 발생하면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재를 써야 하는데,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자재를 통과시키기 위해 성적서를 위조한 것”이라며 지적했다. 만약 지하철 내 화재가 발생하면 추가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서울메트로 실무진들은 이날 오전 시의회 행정감사에서 일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14일 서울메트로는 허위 시험성적서를 제출한 업체를 경찰에 고발한 상황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우선 진행 중인 내진보강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좀 더 구체적인 상황 파악과 대책을 강구 중”이라며 설명했다.
현장방문단은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진상조상위원회나 특위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추가 진상을 규명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의회 새누리당 생활정치추진단 소속 의원들이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메트로 내진보강설계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