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시범아파트, '신탁방식'으로 재건축 속도
사업기간 3년 이상 단축 가능…조합 설립 필요없어 최대 3년 단축
재건축 참여 꺼려 온 대형 건설사들도 적극 검토
2016-11-18 15:04:07 2016-11-18 15:04:07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부동산 신탁회사의 손길을 거쳐 서울의 랜드마크 단지로 재탄생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자산신탁사가 참여의사를 밝히며 8부 능선을 넘은 가운데 오는 19일 총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신탁재건축 정비사업추진위원회는 지난 11일 업무협약(MOU) 체결 대상 예비신탁사 사업제안 입찰결과, 국내 신탁회사 중 규모가 가장 큰 한국자산신탁이 사업참여 의향서와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18일 밝혔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전체 1790가구, 24개 동 규모의 대단지다.
 
'신탁방식 재건축'의 시작은 지난 3월 관련 법(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개정·시행으로 신탁사가 재건축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당시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공공지원의 역할을 하는 신탁사를 통해 재건축 사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고 국회에서도 이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적극 지원했었다.
 
신탁방식 재건축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사업 추진이다. 일반 재건축 사업과 달리 조합을 설립하지 않고 신탁사가 사업을 위탁 받아 진행하는 만큼 사업기간을 최소 1년에서 3년 이상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업 추진이 더딘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신탁방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이유다.
 
실제로 서울시 용산구 '한성아파트'는 최근 신탁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해 재건축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한성아파트의 토지 등 소유자들은 지난 9월 말 코리아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하고, 용산구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사업추진 속도가 빠른 신탁방식 재건축의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시키기 위해 신탁사 선정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018년부터 부활하는 '초과이익환수제'때문이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조합이 재건축을 통해 얻은 이익이 1인당 평균 1억1000만원을 넘으면 무조건 세대당 2000만원은 기본이고 1억1000만원을 초과하는 개발이익의 50%를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제도다.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2006년 도입됐지만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013년 유예가 시작돼 2017년 말까지 한 차례 연장된 상태다.
 
초과이익환수제 유예가 끝나 사업 이익에 대한 세금을 물게 되면 토지 등 소유자의 수익은 크게 감소할 수 있다. 분담금의 규모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까지 예상된다. 분양가가 높은 재건축 단지일수록 커지는 구조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한 개발이익을 세대당 1억을 가정할 경우 약 1600억원을 부담해야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과이익환수를 피하려면 내년 말까지 관리처분 신청을 해야 한다. 시간이 넉넉지 않다는 말이다. 재건축 사업장이 기존의 조합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시공사 선정,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총회, 관리처분 인가 등 남은 절차를 모두 완료해 내년까지 완료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여의도 시범아파트처럼 이미 구역지정이 돼 있는 재건축단지의 경우 관련법 상 절차가 간편한 신탁방식으로 추진한다면 내년 말까지 관리처분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신탁방식 재건축을 위한 가칭 정비사업추진위원회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여의도중학교 대강당에서 '시범아파트 재건축 예비신탁사 선정을 위한 토지등소유자 총회'를 개최한다. 총회에서는 입찰에 참여한 신탁사의 조건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업무협약 체결을 위한 예비신탁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기존에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토지등소유자도 현장에서 소유자임을 확인하고 서면동의서를 제출할 수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조경도. 사진/리얼투데이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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