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매수세가 뚝 끊기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던 기존 주택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번 규제책은 과열지구 등 국지적 급등 지역을 옥죄는 수준에서 그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규제보다는 연내 인상이 예고된 미국의 금리와 그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이 전체 주택시장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는 3일로 예정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직격탄을 맞은 곳은 역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냄과 동시에 분양가가 치솟은 탓에 규제 1순위가 될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3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개포동 등 서울 대표적 재건축 단지가 위치한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 올해 상승률은 9월말 기준 4.1%에 달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2위 그룹인 서초·강서(2.6%)와도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또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상승률 1.8%의 2.3배, 전국 평균인 0.3%의 무려 13.7배에 달하는 상승률이다.
이에 정부는 국내 경기를 떠받치고 있는 건설경기의 침체를 우려해 선별적이고 단계적인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청약시장 역시 수도권과 부산, 세종 등 일부지역의 과열에 한정된 만큼 국지적으로 맞춤형 규제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전국 주택시장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 재건축 단지 모습.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과열지구에 선별적으로 맞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금리인상이 오히려 더 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이런 상황이 향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는 여전히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에서는 선제대응을 이유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0.04%p 오르며 8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9월에도 0.1%나 오르며 2.80%에 달하고 있다. 집단대출 금리 역시 전달보다 0.11%p 오른 2.90% 수준이다.
금리인상은 결국 수요자의 부담을 높여 주택구매여건을 악화시킬 수 밖에 없다. 실수요자의 매매전환은 물론 투자수요의 위축에 따라 기존 주택시장뿐 아니라 신규 분양시장 역시 타격이 예상된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수익형부동산 역시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서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어 임대인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김성용 씨알피플앤시티 대표는 "미국의 금리인상은 곧 국내 금리 인상에도 압박이 가해질 수 밖에 없다"며 "금리인상은 수요자의 실질적인 가계 부담을 늘릴 뿐 아니라 구매심리 위축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이후 올해보다 더 많은 입주물량이 예정된 만큼 금리가 오를 경우 시장 침체가 가속화될 우려도 있다. 수요가 한정된 만큼 공급이 늘면 가격은 자연스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올해 전국 입주물량은 28만5000여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또 내년에는 37만3000여가구, 2018년에는 40만가구의 아파트가 입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3년 동안 무려 105만8000가구의 새아파트가 입주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주택경기 호황이 이어지던 지난 2005~2007년의 98만6800여가구에 비해 33만가구 넘게 많은 물량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공급물량이 많은 지역은 일정기간 전세 및 매매가격 하락이 있을 수 있다. 주택 구입자는 금리부담과 해당지역 입주물량 등에 따른 가계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매수 계획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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