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올 연말 은행권에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부행장급 임원들의 임기가 연말에 대거 만료되는 가운데 올 들어 부행장급 승진 인사가 최소한으로 이뤄졌던 점을 고려하면 인사 폭이 예년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우리·기업은행 등의 차기 행장 인선도 임원 인사의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말을 맞아 조직과 인사개편에 돌입한다. 특히 올 연말은 인사개편의 폭이 예년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에서는 6명의 부행장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이 가운데 3명(이홍·허인·박정림)의 부행장이 3년 이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7년 임기 마지막 해를 맞는 윤종규
KB금융(105560)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인사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낙하산 인사에 대한 부담이 덜어진 상황에서 2년 가까이 공석으로 있는 국민은행 감사 선임 여부도 주목된다.
농협은행은 부행장 9명 가운데 경영기획과 자금운용, 기업고객 담당 등 3명의 부행장 임기가 연말에 끝난다. 농협은행 임원의 경우 2년 임기만을 채우고 퇴임하는 사례가 많아 후임 인선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경섭 농협은행장 취임 후 첫 임원 인사인 만큼 더 많은 임원이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부서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이 병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 달 가량 시기가 앞당겨져 이르면 이달 말 단행될 수도 있다.
KEB하나은행은 올 들어 공석으로 있는 3명의 부행장 자리에 영업실적이 좋은 지역본부장을 발탁인사 하는 임원 인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박종영·유제봉·윤규선 등 3명의 임기가 연말에 만료된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역시 임기가 내년 초에 끝나는데 연임 가능성이 높아 임원들의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외환은행과의 통폐합 이후 몸집 줄이기를 계속 하는 차원에서 본점의 단위조직 등을 재정비를 계속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형 은행에서는 경영 안정을 이유로 올 들어 부행장급 승진자가 특히 없었다"며 "특히 내년에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영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 개편이 병행되기 때문에 임원 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CEO 임기 만료와 맞물려 임원 인사가 내년 초로 미뤄지는 은행들도 있다.
신한은행은 13명의 임원 중 7명이 연말 임기가 끝난다. 서현주·윤승욱 부행장이 이미 임기 3년을 꽉 채웠고, 왕태욱·최병화·권재중 부행장도 지난 2년 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물론 한동우
신한지주(055550) 회장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이기 때문에 인사 방향을 가늠하기 힘들다. 내년 3월 주총 이후 새로운 경영자들이 선임된 뒤 임원급 인사를 단행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000030)은 이광구 행장의 임기가 연장된 만큼 내년 3월 부행장급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부행장 10명의 임기 만료가 연말로 맞춰져 있다. 새로운 과점주주들이 뽑는 차기 행장 선임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대대적인 인사가 진행될 수 있다.
한편, 국책은행인
기업은행(024110)은 올 연말 임기가 끝나는 권선주 행장 후임에 대한 청와대 검증 절차가 사실상 진행되기 어려워지면서 임원 인사 방향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박춘홍 전무이사를 비롯해 김성미·김도진·시석중 부행장의 임기가 내년 초에 끝난다.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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