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구속 기소)씨를 수사 중인 검찰이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여대 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24일 교육부가 이대와 관련해 제출한 고발장과 수사의뢰서를 접수했다고 25일 밝혔다.
교육부는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과 남궁곤 전 입학처장, 면접평가위원을 포함한 총 13명을 고발했고, 최경희 전 총장과 류철균 융합콘텐츠학과장, 최씨 모녀 등 4명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22일 이대 총장실, 입학처 등 사무실 20여곳과 최 전 총장, 김 전 학장, 남궁 전 처장 등의 주거지 3곳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압수물 분석과 함께 관련 교수, 교직원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 중인 검찰은 조만간 김 전 학장 등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8일 정씨가 이대 입학과 학사관리 과정에서 부당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31일부터 16일간 진행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 결과에 따르면 남궁 전 처장은 면접평가위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수험생 가운데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말하고, 면접고사장에 반입할 수 없는 금메달을 정씨가 들고 갈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일부 면접위원은 서류평가 점수가 더 높은 학생들에게 낮은 면접 평가 점수를 주도록 유도하기 위해 과락대상자의 수험번호를 호명해 위원별 점수를 조정했다.
정씨가 입학한 지난해 1학기부터 올해 여름학기까지 8개 과목의 수업에 한 차례만 출석했거나 출석 대체 자료가 없는데도 출석이 인정되는 등 학사 부분에서도 특혜가 제공된 사실이 드러났다. 정씨는 시험을 보지 않거나 과제물을 내지 않은 과목에서도 성적을 받았다. 특히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에서는 정씨가 기말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자 담당 교수 본인이 직접 액세서리 사진,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정씨가 제출한 것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 등과 관련해 22일 오후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실을 압수수색한 후 압색물을 가지고 본관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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