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올윈은 공동구매와 경매가 결합된 가격 결정 모델로 소비자가 희소성있는 한정 상품을 공동으로 낙찰받아 값을 낮출 수 있는 플랫폼이다. 플랫폼에서 소비자는 판매자를 보호하는 최저가격과 소비자를 보호하는 최대가격 사이에서 본인이 느끼는 적정한 가격으로 입찰할 수 있다. 그러면 가장 높은 입찰가에서 부터 순서대로 정해진 수량만큼의 물건을 낙찰을 받을 수 있다. 낙찰가는 공동낙찰자가 써낸 가격 중 가장 마지막 순서에 있는 가격으로 결정된다.
올윈은 이런 공동낙찰 형태가 판매자와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맘에드는 물건의 가격을 직접 정할 수 있고, 원했던 가격보다 낮은 값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는 희망 때문에 만족감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올윈은 사람들이 특별한 상품으로 여길 수 있을 만한 제품군을 골라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서트 등 공연과 호텔, 팬미팅, 시사회, 자동차, 식품 등 카테고리의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쏘카와 짐카, 스타일쉐어, 꾸까 등 타 스타트업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기획 상품을 구성해 판매하기도 한다.
이 회사는 한국투자파트너스, SBI인베스트먼트, 마젤란기술투자 등을 통해 약 60억 정도의 투자액을 출시전 유치한 바 있다. 또 그룹옥션 판매 방식을 한국, 미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남아공, 뉴질랜드 등 전 세계 53개국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모델(BM)특허를 출원하거나 진행 중에 있다.
지난해 12월 첫 옥션을 선보인 후 200여개 상품에 대한 경매가 진행됐다. 여기서 만들어진 입찰총액은 80억원 상당이고 최종 낙찰총액은 약 15억원이다. 회사의 올해 예상 매출은 최대 20억원까지 자체 전망하고 있다. 공동 낙찰 플랫폼을 기획하게 된 배경과 향후계획을 이정갑 올윈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이정갑 올윈 대표. 사진/올윈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TV홈쇼핑 산업 초창기 때 삼구홈쇼핑(현 CJ오쇼핑)에서 쇼호스트로 일을 시작했고, 1998년 LG홈쇼핑(현 GS홈쇼핑)으로 이직해서 일했습니다. 당시 상품 판매를 계속 해오면서 거래 매커니즘에 이해하게 됐는데 이 중 가장 어려운 과정이 판매할 제품의 소비자 가격을 얼마로 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입니다. 또 플랫폼의 특성상 대신 팔아주는 수수료는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등에 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소비자 가격과 플랫폼의 수수료도 시장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공급과 수요가 만나서 알아서 협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험이 지금의 올윈 플랫폼을 만드는데 기초적 토대가 됐습니다.
-창업 초기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올윈 이전에 '맞짱닷컴'이라는 웹페이지를 만들어 두 제품을 경쟁시켜 구매의사가 높은 제품을 싸게 파는 사업 모델로 운영했는데, 참여하는 제품이 많지 않아 운영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품 소싱을 쉽게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자 해서 올윈 플랫폼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2009년 부터 개발을 시작해 2011년 법인을 설립했지만 자금 운용이 어려워 2012년 말에 결국 폐업하게 됩니다. 일단 투자를 못 받은 상황이었고 특허를 국가별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던 것이죠. 회사는 문을 닫았지만 이 모델이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던 저는 그 다음해에 업체들을 직접 만나면서 데모 버전을 계속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2014년 세월호 사건으로 사회분위기가 숙연해지면서 공연시장이 얼어붙어 있었는데 그 사이 폴포츠 내한 공연 티켓 예매가 시작됐지만 판매가 어려웠고 기획사 쪽에서 우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당시 웹페이지를 개발하고 있었고, 10일 남은 공연에 맞춰 판매할 수 있을 지 자신이 없었지만 100장만 받아서 회사에서 살다 시피하며 웹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지인들에게 홍보를 부탁하는 등 노력으로 202명의 입찰이 들어왔고 티켓을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의 경험으로 첫 투자가 이뤄질 수 있었고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2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커머스 ‘올윈’은 어떤 서비스인지
▲올윈은 공동구매와 경매의 장점을 결합한 '그룹옥션'이라는 가격 결정 방식을 통해 독점적인 상품을 가지고 있는 판매자와 소비자들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입니다. 일반적으로 경매는 최고가에 입찰한 한 명이 낙찰을 받는 구조이지만 그룹옥션은 공동낙찰 가격에 다수의 낙찰자를 탄생시킵니다. 그룹옥션에서는 소비자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적정한 가격으로 입찰을 하기 때문에 각각의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불 의향 가격을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수요-공급 법칙에 따른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됩니다. 상품의 가치는 시간과 장소, 상황(TPO)에 따라 다르고 사람마다 매기는 가치도 다르기 때문에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기 어렵습니다. 가격이 너무 낮으면 수익이 남지 않고, 너무 높으면 사지 않습니다. 올윈은 가격 책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찾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공동낙찰 플랫폼 '올윈'. 사진/올윈
"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제품의 가격을 공동옥션으로 결정"
-수익모델은 어떻게 되는지
▲올윈 플랫폼의 핵심은 '그룹옥션'입니다. 그룹옥션이 작동하는 원리는 판매자가 이득을 가져가는 가격하한선과 소비자도 만족하는 값이 정해지고, 소비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한 가격으로 입찰을 합니다. 그러면 가장 높은 입찰가에서부터 순서대로 상품 판매 수량만큼의 입찰자들이 공동으로 낙찰을 받습니다. 낙찰가는 공동낙찰자가 써낸 가격 중 가장 마지막 순서에 있는 가격에 형성돼 공동낙찰자 모두가 동일한 낙찰가로 구매하게 됩니다. 따라서 최고가를 쓴다 하더라도 그보다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룹옥션을 통해 창출되는 수익은 협력사에 향후 상품 생산에 투자될 수 있도록 성과급으로 나눠주고 있습니다.
-공연과 호텔 등 제품군이 한정적인데 더 늘려갈 계획인지
▲현재 뮤지컬, 콘서트 등 공연과 호텔 상품 뿐만 아니라 유명인 팬미팅, 영화 시사회, 강연, 자동차, 식음, 여행, 도서 등 여러가지 카테고리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 쏘카, 짐카, 스타일쉐어, 꾸까 등 타 스타트업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기획 상품을 구성해 판매하기도 합니다. 올윈이 서비스를 시작한지 약 1년이 돼 가고 있는데 그동안 다양한 상품을 가지고 의미있는 테스트를 통해 실제 시장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이를 상품과 마케팅에 반영해왔습니다. 앞으로는 엔터테인먼트, 자동차, 여행이라는 큰 갈래에서 올윈의 BM을 적용해보고자 합니다.
-판매자가 올윈 입점을 위해 거치는 과정이 어떤지.
▲올윈 그룹옥션을 통해 자신의 상품에 대해 소비자들의 의향을 반영, 가격을 책정하고 싶은 파트너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여타 사이트에서 가격 비교가 가능한 공산품이나 기존에 팔고 있는 상품보다는 마니아층이 확실하거나 취향이 뚜렷하게 반영되는 희소성 있는 상품, 웃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은 상품이 있다면 올윈의 가격 결정 모델에 더욱 부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준비되고 있는 새로운 서비스가 있는지
▲내년 출시를 목표로 오픈형 올윈 플랫폼을 출시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는 본사가 잘팔릴 상품을 구성해 왔다면 오픈형 플랫폼은 판매자가 직접 최저가와 최대가를 설정하고 제품의 스토리를 풀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유롭게 입점할 수 있게해 판매 제품이 방대해 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올윈 본사에서 임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올윈
"내년 출시 목표로 판매자 직접 입점하는 오픈플랫폼 개발 중"
-해외 진출 현황은 어떤지
▲올윈은 현재 미국과 한국에 법인이 설립돼 있습니다. 올윈의 시스템은 미국이나 일본 등 팬덤 문화가 강한 나라에서 잘 맞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국내에서 성과를 만든 다음 내년 초부터 해외 진출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53개국에서 지적재산권(IP)인정을 받았다는데.
▲올윈의 그룹옥션은 미국, 일본 싱가포르, 남아공, 뉴질랜드 등 전세계 53개국에서 BM특허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커머스 시장은 가격과 구매 방식에 따라 4가지로 나뉘어질 수 있습니다. 고정가에 개별 구매하는 '아마존', 공동 구매 시 할인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그루폰', 경매가에 개별 구매하는 '이베이'가 있다면, 올윈의 경우 경매와 공동구매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로 독점적인 마켓 포지셔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경우 '장바구니' BM특허, 이베이 '경매' 특허, 그루폰 '그룹바잉' 특허 등이 있지만 본사도 명확한 BM특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BM특허는 사업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현 조직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올윈의 직원수는 약 50명으로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외에 소비자들의 취향과 트렌드를 파악해 상품을 구성하고 기획하는 역할을 하는 '프로모터', 상품에 스토리를 입혀 상품의 매력도를 극대화시키는 '스토리텔러'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올윈 본사에서 개발팀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올윈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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