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부동산 규제 강화와 미국 금리 인상 등 악화되는 대·내외 환경에 대비해 내년부터 건설업에 대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의 단순한 인력 및 조직 축소 방식은 이익과 성장 면에서 한계가 있는 만큼 경영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노력과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와 2009년 유럽발 재정위기 등 지속된 금융위기로 인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50위권 내 중대형 업체들의 부실화가 이어지고 있다. 2008년 한 개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워크아웃 18개사, 법정관리 7개사 등 중대형 업체 25개사가 무너졌다.
이후 지난해와 올해 주택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부실 업체 절반 정도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서 벗어났지만 정부의 각종 규제 강화와 대출 금리 상승, 미국 금리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내년 건설업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각 건설사들의 수주액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건설업계 국내 수주액은 2000년 이후 최대인 158조원으로 각 업체당 수주액은 140억8000만원으로 전년 97억9000만원에 비해 대폭 늘었다.
하지만 각종 수익성 지표들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08년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은 각각 5.8%, 3.1%에서 지난해 0.6%, 1.2%로 대폭 하락했다.
영업이익 대비 금융비용의 적정성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2008년 387.4%에서 지난해 58.2%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기도 버거운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 가운데 정부의 SOC 예산은 점차 줄고 있고 그동안 건설사 곳간을 책임졌던 주택사업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지면서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다시 한 번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민형 건산연 연구위원은 "아직 건설산업의 재무구조는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수준으로도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부동산 규제 강화로 인한 시장 축소 후 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올 들어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향후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인력 및 조직 구조조정을 단행 했지만 이같은 비용 절감형 구조조정만으로는 단기간 내에 이익과 성장에 한계가 드러날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사업 방향 모색을 위한 투자의 병행 ▲구조조정과 더불어 경영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노력의 병행 ▲발상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내수 시장 위축 시 경영 환경이 빠르게 악화돼 건설업체들의 자금 흐름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건전한 신용등급 확보와 유지를 위한 재무구조의 조정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강화되는 부동산 규제 강화 등에 대비해 건설업에 대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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