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조속한 공단 재개를 희망하면서도, 공단 폐쇄라는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남북간 신뢰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비대위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첫 회의다. 비대위 관계자는 12일 "개성공단 폐쇄 관련 최순실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혀달라는 내용 등 향후 계획에 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주기업들 사이에서는 탄핵안 가결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비대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공단 재개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계속해서 비대위의 입장을 국회와 정부에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개성공단에 입주한 플라스틱 사출업체 A대표는 "정부는 그동안 '개성공단 폐쇄'라는 법적 근거가 없는 행동을 취하고 나서 '법적 근거가 없어 도와주지 못한다'는 모순된 말과 행동을 해왔다"며 "새로운 정부를 통해 개성공단이 정상화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봉제업체 B대표는 "공단이 폐쇄된 지 10개월이 지났다. 1년이 넘으면 장비와 기기 등 재사용이 힘들어지고, 공단에 방치된 원부자재, 완제품 등의 가치도 사라진다"며 공단 재개를 희망했다.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에 대해 '빠른 재개'보다 '안정적인 재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A대표는 "지난 2월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입주기업들에게 확고부동한 신뢰를 줘야 한다"면서 "더 이상 정치논리에 개성공단이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B대표는 "정국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불투명한 상황에서 공단이 재개되는 것은 입주기업들에게 또 다른 불안"이라며 "재입주 이전에 또 다시 지난 2월과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지난달까지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정부가 확인한 피해금액 가운데 미지급된 3000억원에 대한 예산 반영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개성공단 피해 지원이 제외된 채 예산안 편성이 마무리되자, 현재 피해보상특별법 제정과 개성공단 재개를 집중 촉구하고 있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릴레이 방식으로 국회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66개 영업기업 대표자들도 지난 6일부터 국회 앞에서 실질 보상을 요구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영업기업은 개성공단 내에서 건물 유지와 보수를 담당하는 건설업체, 식당, 사무용품점 등이다. 이들 모두 정부 지원에서 배제됐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은 지난 2월11일 개성공단 폐쇄이후 피해 보상과 공단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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