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금 펀드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시작된 강달러에 금값이 연일 약세를 보이면서다. 올들어 승승장구하던 금 펀드는 최근 3개월 16% 넘는 손실을 안겼다. 33개 테마형 펀드 가운데 꼴찌로 투자자들로부터 '쪽박펀드'라는 오명도 얻었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개 금 펀드가 거둔 최근 3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16.26%다. 연초 이후 13.01% 성과를 기록하며 안전자산으로 주목받던 금펀드는 6개월 -14.37%로 돌아서며 모든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구간에 놓였다. 최근 1주일, 1개월 각각 1.17%, 5.67% 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80% 넘게 오르며 눈부신 성과를 내던 블랙록자산운용의 금펀드인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의 경우 3개월 수익률은 -20.76%로 펀드의 현재가치인 순자산(412억원, 설정액(805억원)+운용수익)은 거의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신한BNPP자산운용의 '신한 BNPP골드증권투자신탁'도 -17.70다.
금 펀드 급락은 금값 폭락에 기인한다. 금 펀드 기초자산인 금값은 트럼프 당선 이후 11% 급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금리인상 우려와 달러화 강세 등으로 5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한 가운데 향후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미국 금리인상으로 투자심리는 위축됐지만 연말, 연초 귀금속 수요에 의해 금값이 되살아날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강유진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의한 안전투자수요와 이머징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금 투자수요는 양호할 것"이라며 "이달 미 금리인상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더라도 이미 금 가격에는 선반영돼 있고 물가 개선과 연말시즌 귀금속 수요에 가격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평가도 나온다. 달러화와 금리와 역관계에 있는 금값은 통상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오른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뉴욕 금가격이 지난주 달러화 약세와 뉴욕증시 하락에 상승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16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7.60달러(0.7%) 상승한 1137.40달러에 마감했다. 달러화는 이번 주 2.1% 하락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금 자산에 대한 실망감을 거둬들여도 좋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그는 "금값과 역행하는 미국 실질금리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라며 여러 변수가 금값 상승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가격(1150달러 내외) 이하에서는 금은 투자해볼 만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승승장구하던 금 펀드는 최근 3개월 16% 넘는 손실을 안겼다. 33개 테마형 펀드 가운데 꼴찌로 투자자들로부터 쪽박펀드라는 오명도 얻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