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항공업)'절치부심' 대형사…아직 배고픈 LCC'
대형사, 체질 개선 통해 재도약 VS LCC, 특화노선 등 경쟁력 제고
2017-01-01 11:00:00 2017-01-01 11: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지속된 업황 호조에 연일 실적 기록을 갈아치운 항공업계지만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대형사들이 작년도 역대급 실적 행진에도 국내선은 물론 국제선 점유율마저 저비용 항공사(LCC)에 상당 부분 내줬기 때문이다. 
 
절치부심한 대형사가 올해 과감한 체질 개선과 서비스 품질로 반격에 나서는 한편, LCC 역시 노선 차별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 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항공업계에서는 LCC 맹공이 가장 두드러졌다. 단거리 노선 위주의 합리적 운임료를 제공하며 세를 확장해 온 LCC는 여행 수요 증가가 돋보였던 올해 만개한 모습을 보였다. 
 
주요 타겟층 이었던 국내선 점유율은 56.8%까지 치솟으며 60%선을 넘보고 있는데다, 대형사의 주 무대였던 국제선 점유율마저 최초로 20%대를 돌파하며 시장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항공업=해외여행 또는 고급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해 도입 초기 LCC에 대한 반감이 있던 것도 사실이지만 여행 수요 동남아와 일본, 중국 등 근거리 여행지 중심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LCC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 인식 역시 LCC가 '값싸고 질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가 아닌 합리적 가격으로 필요한 서비스만 제공한다는 방향으로 변한 것이 LCC 대중화의 가장 큰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 
 
기세가 오른 LCC는 올해 역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작년 하반기 에어서울 가세로 총 6개사 경쟁 체제가 구축된 상황에서 올해 시장 진입을 노리는 신규사들로 경쟁이 더욱 거세진 만큼 각 사별 특화 전략을 통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배고픈 LCC…'덩치 키우고, 노선 늘리고'
 
업계 1위 제주항공(089590)은 그동안 밑그림을 그려온 중견항공사 도약에 박차를 가한다. 이를 위해 먼저 그에 걸맞은 기단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작년 4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하며 2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된 제주항공은 올해 연간 추가 도입으론 최대 규모인 6대를 도입해 총 32대, 정기노선 50개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항공기 운용리스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구매하는 방식을 병행하고 홍대 인근에 지어질 호텔에 대한 간접 투자 등을 통해 항공사업과 연계한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한다. 
 
장거리 노선 특화로 경쟁력 제고 가닥을 잡은 진에어도 현재 취항 중인 2개의 장거리 노선을 기반으로 차별화 전략을 펼친다. LCC간 경쟁이 국내사를 넘어 해외사와의 경쟁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장거리 노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품질 강화는 LCC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취약한 서비스를 보완해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업계 1, 2위답게 기단확대와 장거리노선 확보를 통한 차별화된 경쟁력 구축을 준비 중이다. 사진/각 사
또 대구발 노선을 특화한 티웨이항공과 부산에 거점을 둔 에어부산은 각각 지방 공항 맹주의 자리를 굳히고, 에어서울은 다수의 일본 단독 노선을 기반으로 수요 공략에 나선다. 
 
이밖에 티웨이항공도 중화권에 거점을 두고있는 LCC 동맹 연합체 유플라이 얼라이언스 인터라인 판매를 통해 해외 항공사의 취항지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절치부심 대형사…체질 개선으로 반격 노려
 
항공여객 수요 1억명 돌파 시대를 맞아 경영실적 신기록을 이어왔지만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은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었다. LCC의 시장 잠식은 물론 노조와의 갈등, 경영정상화 여파, 높은 부채비율 등은 연내 지속적인 불안요소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대형사 특유의 지위와 오랜 역사에 국내 항공업계를 대표해 온 양사지만 무섭게 성장하는 LCC 기세에 더 이상 안주할 수 만 은 없게 됐다. 때문에 수익성 낮은 노선의 과감한 단항과 장거리 단독 노선 개발,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 등 대형사만이 가능한 수단으로 재도약을 노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사는 노선 재편 및 수익성 제고 방안 도입을 통해 재도약을 노린다. 사진/각 사
대한항공은 적극적인 노선 재편에 나선다. 먼저 수익성 부족 노선을 과감히 정리한다. 이에 따라 현재 주 3회 운항중인 인천~리야드~제다 노선을 다음달부터 잠정 운휴하고, 인천~시엠립 노선도 함께 중단한다. 
 
반면 인기 여행지로 꼽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직항편을 오는 4월 신규 운항한다. 기존 주 5회씩 운항하던 시애틀 노선도 매일 운항하고, 하루 2회씩 출발하는 로스엔젤레스편도 여름 성수기 동안 3회로 늘린다.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하반기 에어서울 런칭에 맞춰 수익성 부족한 단거리 노선을 에어서울로 넘긴 상태다. 때문에 대대적 노선 재편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 다만 대형사로서는 최초로 일부 좌석에 대한 유료 좌석제 도입 등 실험적 시도 등을 통해 수익성 제고 방안을 지속적으로 도입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대형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형사와 LCC간 주 수요층이 확연히 달라 경쟁자로 여기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LCC 저변확대로 국제선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만큼 대형사도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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