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채권시장의 금리 하단테스트가 계속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을 견인할 추진력이 부족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주 국고3년물 금리는 1.60% 하단을 뚫지 못한 가운데 10년물 금리도 2.096%를 기록하며 직전주 대비 각각 0.9bp, 1.9bp 상승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채권애널리스트는 “연초 연기금을 중심으로 자금집행이 진행되고 있지만 시장분위기가 예년같이 강해지지 못하고 있고,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드러났듯이 어려운 경기여건만 고려해 국내 통화정책이 완화로 가지 못한다는 점이 추가하락의 제한요인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현지시간 20일)을 기점으로 글로벌 채권금리가 다시 변동성 확대 구간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점 역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그간 공약으로 내세운 정책들이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취임 연설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향후 4년간 트럼프 정책의 강도와 경로를 판단하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중기 금리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트럼프 당선 이후 글로벌 시장금리는 급등을 경험한 바 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에는 트럼프로 대표되는 미국 불확실성에 금리 움직임이 연동되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최근 2주 연속 미국 10년 금리가 주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변동성 확대 구간이 끝났다고 판단하기엔 유지 기간이 너무 짧은 가운데 트럼프 취임 이후 각종 정책의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불안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채권시장 변동성은 충분히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12월 2.60%에서 고점, 올해 1월 들어 2.33%에서 바닥을 확인한 이후 지난주 말 2.40%로 마무리됐다.
당장 채권시장 입장에서 핵심은 트럼프 감세폭과 인프라 지출 가능성 여부·재원의 확인이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심각한 재정 적자를 유도한다면 미 국채물량의 급증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트럼프와 공화당의 입장을 종합해보면 감세 정책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최근 미국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보면 그 강도가 당초 트럼프 공약만큼 강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신정부의 입장 확인에 따라 장기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높다”고 덧붙였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시장금리의 흐름은 트럼프의 공약 현실화 여부, 미 연준의 금리 정상화 속도 등 해외 모멘텀에 좌우될 것”이라며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기자회견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오는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재정정책과 리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해외 변수가 한은의 금리인하를 뒷받침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변화되지 않는 한 시장금리는 하락보다 상승 리스크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오는 19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회의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식에 앞서 열리는 ECB회의는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이 낮아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짚었다. ECB는 지난 회의에서 제한적 양적완화(QE) 연장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QE기간을 올해 3월에서 12월까지 9개월 연장, 자산매입 규모를 총 5400억유로 확대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을 견인할 추진력이 부족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한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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