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중소기업계는 차기 정부의 최우선 정책 과제로 '내수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4일 300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이 바라는 차기 정부 경제정책 방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61.3%가 '내수 경기 회복'을 첫 손에 꼽았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의 내수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으로, 경기에 극히 민감하다. 또 대기업과의 원·하청 관계 속에서 납품단가 후려지기 등 불합리한 관행에 시달리고 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대기업 협력 중소기업 비중은 47.3%다. 대·중견 매출 의존도는 2015년 기준 83.7%로, 3년 전인 2012년(83.2%)과 비교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중소기업의 수출비중도 1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중소기업 수출비중은 18.3%다.
일자리 창출 역시 차기 정부에 바라는 최우선 과제 중 하나였다. '일자리 창출'을 꼽은 중소기업은 43%로, '내수 회복'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중앙회는 그동안 중소기업이 양적성장, 고용확충 등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일자리가 부족해 자영업에 쏠림현상이 지속되고, 부족한 일손을 동남아 등 해외인력으로 메우면서 경쟁력 약화 등에 시달리고 있다.
'양극화 해소'(35.7%), '공정경쟁거래'(20.7%), '수출 활성화'(13.7%) 등도 차기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경제정책 과제로 제시됐다.
차기 정부에 바라는 중점 추진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52.7%가 '소상공인 사업영역 보호 및 자생력·경쟁력 강화'를 지목했다. 이어 '불공정거래 행위 처벌 강화'(42.7%), '인력수급 원활화'(41.0%), '내수기업의 수출전환 지원 확대'(22.3%) 순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절반은 박근혜정부 4년 간의 경제정책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 4년간 경제정책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52.3%가 '불만족'이라고 답했다. '보통'이란 응답은 39%였으며, '만족'은 8.7%에 불과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49%)보다 서비스업(58.8%)에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이 컸다. 종업원 수와 소재지별로는 50인 이상 기업(56.6), 지방 소재 기업(53.6)에서 정부 경제정책을 박하게 평가했다.
특히 현 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였던 창조경제에 대해 현장에서 느끼는 만족도가 크지 않았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활성화, 벤처기업 확대 등 벤처·창업 생태계 선순환 정책에 대해 50.3%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우수'하다고 답한 비율은 9%에 그쳤다.
또 응답자 54.3%는 중소기업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로 '대기업에 유리한 경제구조 고착화'를 꼽았다. 이어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31.0%), '공정경쟁 환경 미비'(25.0%), '대기업의 고임금 구조'(25.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많은 중소기업들이 현재와 같은 경제상황이 지속된다면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느끼고 있다"며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만큼, 차기 정부에서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개선해 나가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생계형 적합업종 법안 통과 등 소상공인 사업영역 보호 정책과 시장 공정성 회복을 위한 공정경쟁 환경 조성 및 공정거래 질서 구축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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