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에 이어 1톤 트럭까지 가성비로 무장한 중국산 제품들이 한국에 속속 들어올 예정이어서 국내 경쟁업체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자동차 업체인 둥펑(東風)은 국내에서 상용밴 1종과 1톤 트럭 2종을 출시하기 위해 환경부 산하 인증기관에서 배출가스 인증 시험절차를 진행했다. 배출가스 시험을 마치면 소음 인증을 거쳐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출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연내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5년 설립한 아르엠(RM)은 둥펑과 독점 수입계약을 체결해 국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국내에 판매할 상용밴은 현대차 스타렉스와 한국지엠 다마스의 중간 크기다.
지난해 한국에 진출한 중한자동차 CK 미니밴과 경쟁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3개 차종은 모두 유럽에 판매되고 있다. 무엇보다 인증절차가 까다로운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은 이들 차량의 품질 경쟁력이 이미 검증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대차 트럭 브랜드 '포터'는 서민의 발로 불리며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차종으로 소위 없어서 못 사는 차다.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현대차 1톤 트럭 포터가 9만6950대가 팔려 그랜저와 쏘나타, 아반떼 등을 제치고 연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거의 매년 베스트셀링카 3위권 내에 들정도다.
특히 중국 3위 자동차 업체인 둥펑의 1톤 트럭 국내 시장 진출로 현대차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둥펑은 국내 기아차의 중국 합작 파트너로 사실상 기아차 부품 및 기술을 고스란히 공유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에 둥펑의 중국산 1톤 트럭은 포터 판매가격보다 약 20~30%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대차 포터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물론 둥펑이 국내시장에서 판매점과 서비스센터 등을 구축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상대적으로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이다. 하지만, 가격에 민감한 소상공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에 나서는 동시에 상품성까지 갖춘다면 국내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자동차 업체인 둥펑은 국내에서 1톤 트럭을 출시하기 위해 최근 환경부 산하 인증기관에서 배출가스 인증 시험절차를 진행했다. 둥펑은 인증절차가 마무리되는데로 연내 1톤 트럭을 출시할 계획이다. 사진/둥펑 홈페이지
앞서 중한자동차는 국내시장에서 중형 SUV 켄보 600’을 출시하면서 시장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켄보 600은 영업을 시작한 지 6일만에 이미 초도 물량 120대 중 절반 이상이 계약 완료되면서 예상외로 선방하고 있다. 가성비를 내세운 판매전략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중한자동차는 여세를 몰아 올해 하반기 소형 SUV(B세그먼트) ‘켄보 300’을 출시할 방침이다.
자동차뿐 아니라 타이어도 빠르게 국내시장에 안착하면서 중국산 제품의 돌풍이 매섭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타이어 가운데 10개 중 4개가 중국산이다. 독일과 일본, 미국 등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중국산 타이어가 안방시장에서 판매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수입시장에서 중국산 타이어가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건 경트럭용 및 트럭·버스용 타이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호타이어 인수 관련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가 인수 합병할 경우 국내시장에서 중국산 타이어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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