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경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안 지사가 당연히 패배하고 그 지지표를 안 전 대표가 흡수할 것”이라고 반전을 기대하지만,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측은 “그럴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13일 발표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1.6%포인트 상승한 32.9%로 6주 연속 1위를 유지했다. 2위인 안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3.7%포인트 상승한 16.7%다. 두 사람의 지지율을 합치면 49.6%로 과반에 육박한다. 반면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9.5%로 지난주 대비 1.4%포인트 하락해 4위에 그쳤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 전문가들은 일단 큰 틀에서 안 전 대표쪽 구상이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안 지사의 최근 상승을 이끈 것은 중도보수 층의 유입"이라며 "그 부분이 상당히 큰데, 이들이 문재인 전 대표쪽으로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결국 그 층이 어디로 가느냐가 문제인데, 보수정당이 결집하면 그리 갈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흡수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민주당의 경선이 문 전 대표의 승리로 끝난다면 이 문제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안 전 대표에게 머물던 비문·반문 층을 현재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이 품고 있는데, 그 표가 재배치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실장도 "안 지사가 떨어지면 당연히 안 전 대표가 그 지지층을 흡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전략은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당연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신율 국민대 교수는 '안희정 지사 낙마'라는 전제가 잘못됐다며 가능성이 떨어지는 얘기라고 평가절하했다. 신 교수는 "현재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세론을 형성해 그쪽에 지지가 쏠리고 있지만, 친노와 친문의 결이 확실히 다르고 온라인 당원도 친노가 많다. 안 지사가 30% 가까이 치고나가면 판을 뒤집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전 대표의 판단은 너무 주관적"이라며 "안 지사 경쟁력이 만만치 않은데, 한쪽 가능성만 보고 가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박사도 "안 지사 표가 안 전 대표쪽으로 움직이려면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며 "보수 진영의 마땅한 후보가 없어야 하고, 무엇보다 안 전 대표가 자력으로 15% 정도에 도달하는 등 자기 힘으로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만흠 원장 역시 "경선 끝나고 안 전 대표 희망대로 지지층이 돌아올 수 있지만 그게 자동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국민의당쪽 움직임에 대해 안희정 캠프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내부적으로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보다 더 어려운 상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차차기 프레임에 가둬 아예 싹을 죽이려는 것”이라고 발끈했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안 지사의 지지층을 흡수하겠다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그게 무자르듯 쉽게 되겠나”며 “다른 후보가 아닌 국민을 보면서 그간 준비한 정책들을 선보이고 준비된 후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정상적인 경쟁 방법”이라고 일침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작년 11월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따뜻한 미래를 위한 정치기획' 토론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