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국정 역사교과서…연구학교 신청 2~3곳에 그칠 듯
오는 17일 연구학교 신청학교 윤곽 드러나
2017-02-15 16:21:38 2017-02-15 16:21:38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기한이 15일로 끝나는 가운데 연구학교 신청 학교는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교조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고민 중인 학교는 총 5곳으로 파악됐다. 해당 학교는 전부 경상북도에 위치한 학교들로 김천고등학교와 문명고등학교, 항공고등학교, 영주고등학교, 영광고등학교다.
 
각 학교에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여부를 확인한 결과 신청을 했다고 답한 학교는 김천고등학교 1곳뿐이었다. 나머지 학교들은 논의 중이라거나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연구학교 신청을 접수하고 있는 경상북도 교육연구원 측도 이날 6시 이후에나 신청결과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 역시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은 각 교육청에서 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17일 이후에나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학교를 신청한 김천고등학교의 경우 교사들 대부분은 반대했지만 재단 측에서 일방적으로 연구학교 신청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교사의 동의 없이 연구학교 신청을 추진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고, 원칙적으로 재단은 학사 운영에 개입할 수 없다. 
 
이밖에 문명고등학교는 지난 14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고 교장이 학부모와 교사들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건이 학교운영위원회를 통과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항공고등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성원미달로 유예됐다. 하지만 학교 재단 측에서는 연구학교 신청을 강하게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영광고등학교와 영주고등학교 역시 교사들이 연구학교 신청에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재단이 신청을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하게 될 교사나 학부모들이 모두 국정 역사교과서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대상인 국립고등학교 12곳도 연구학교 신청을 하지 않기로 최종 방침을 정했다. 
 
전국 시도교육청은 이날 연구학교 지정 신청을 마감하고, 오는 17일 지정 결과를 교육부에 보고 하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교육부는 오는 20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국정 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결과를 발표한다.
 
한편, 서울디지텍고가 서울에서는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희망하는 가운데, 서울교육청은 연구학교 선정안건이 심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지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국정 역사교과서는 전국으로부터 외면당한 제2의 교학사 교과서”라며 “결국은 교육의 전문성을 가진 학교에서 다 버림받은 교과서인데, 연구학교 2~3곳으로 어떻게 온전한 교과서가 나올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이번 역사교과서에 바탕이 되는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을 전부 무효화하고, 다시 검인정 교과서인 자유발행체제로 가야한다”며 “국회 계류 중인 ‘역사교과용도서의 다양성 보장에 관한 특별법안’이 조속히 통과시켜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다시는 교과서를 가지고 장난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오전 이영 교육부 차관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룸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공개 및 2015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에 따른 검정도서 집필기준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