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테슬라와 애플 사이 평행이론 존재
2017-03-17 06:00:00 2017-03-17 06:00:00
산업2부 배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평행이론이란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 자동차업계의 가장 큰 이슈로 자리잡고 있는 테슬라의 국내상륙과 2009년 국내에 첫 발을 디딘 애플 아이폰의 관계는 마치 평행이론처럼 묘하게 닮았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테슬라의 별명은 '자동차계 애플'이기도 하다.
 
혁신의 아이콘인 아이폰의 등장은 기존 생태계에 큰 반항을 불러일으켰고 테슬라 또한 자동차계의 판도변화를 이끌고 있다.
 
아이폰의 출시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안주했던 국내 IT 기업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통신업계에서는 "모바일시장은 아이폰 출시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2009년 11월 아이폰 한국출시를 계기로 국내에도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휴대폰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우물 안 개구리나 다름 없던 통신사들의 자체 인터넷 서비스는 그 길로 막을 내리는 신세가 됐다.
 
테슬라의 국내진출도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계 전반에 변화를 충분히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총 판매량은 전년대비 103% 증가한 5914대이지만 여전히 그 수는 적다. 미흡한 충전인프라도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 진출로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면서 전기차 보급률과 충전 인프라 구축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국내진출을 앞두고 "테슬라는 가정용 충전기와 공용 충전기, 슈퍼차저로 구성된 자체 네트워크에 투자하는 한편 국내 공공 충전 인프라의 사용과 성장을 유도해 국내 기업들에게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현 1만기 수준인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올해 말까지 2만기로 늘린다며 인프라 확충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두번째 공통점으로 기존 산업의 몰락과 새로운 산업의 부흥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에도 물론 카메라가 달린 휴대폰이 있었지만 그 성능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 제조사간에 카메라 기술 경쟁에 불이 붙기 시작하면서 최근 카메라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아이폰은 기기 그 자체보다는 앱스토어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만드는 혁신을 가져왔다. 앱스토어는 전 세계 개발자와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
 
테슬라의 등장으로 기존 국내 자동차 유통구조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은 뒤 주문제작한 차량을 배송하는 판매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제조사와 판매사로 이원화 돼있는 기존의 판매방식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아이폰이 나왔을 당시 몇몇 제조업체는 피처폰 성공 신화에 매달리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쳐지는 결과를 얻었다. 테슬라의 국내 상륙이 기존의 자동차업체들에게 어떠한 변화를 일으킬지, 과연 애플과의 평행이론이 들어맞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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