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만난 맥주업계, 치열한 신제품 공세
하이트·롯데 등 성수기 겨냥…신개념 전략 제품 '승부수'
2017-04-23 13:01:44 2017-04-23 13:01:44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여름 성수기를 앞둔 맥주 제조업체들이 신제품을 앞세워 정면 대결에 나섰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000080)는 최근 가성비를 앞세운 발포주 '필라이트(Filite)'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알코올 도수 4.5도로 맥주와 풍미가 비슷하지만 기존 맥주제조공법에 맥아 등 원료 비중을 달리해 품질은 맥주와 동일하고 가격은 대폭 낮췄다는 게 하이트진로 측 설명이다.
 
실제 '필라이트'는 기존 하이트 제품에 비해 40% 가량 저렴하다.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브랜드명을 필라이트로 명명한 것도 '가성비의 놀라움을 느껴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패키지 디자인은 그린컬러를 바탕으로 날아가는 코끼리 캐릭터와 간결한 서체로 깔끔한 맛과 가격의 가벼움을 표현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미 일본시장에 2001년과 2005년부터 각각 발포주와 제3맥주를 수출하면서 관련 경쟁력을 시장에서 검증받은 바 있다.
 
롯데주류는 최근 클라우드 출시 3주년을 기념해 한정판 제품을 선보였으며, 다음달 말에는 맥주 신제품 '피츠 슈퍼클리어'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피츠 슈퍼클리어'는 충주 제2맥주공장의 상반기 가동을 기점으로 선보이는 신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제품은 알코올 도수가 4.5도로 클라우드에 비해 낮고, 맥아(몰트) 함량을 클라우드보다 줄였다. 제조공법은 클라우드와 동일한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으로 만들 예정이다.
 
'피츠 슈퍼클리어'는 100% '올 몰트'를 강조한 클라우드에 비해 피츠는 맥아가 80%이며, 이는 경쟁사 제품인 하이트·카스의 70%와 비슷한 함량으로 업계 안팎에선 롯데주류가 본격적으로 '소맥용' 시장 공략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를 고집한 롯데주류는 그동안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음주 형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맥주사업이 정체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종종 제기되기도 했다. 클라우드는 '올 몰트'로 바디감을 중시하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소맥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가격 역시 클라우드에 비해 낮아진다. 롯데주류는 '피츠 슈퍼클리어'의 출고가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찌만 경쟁제품인 하이트와 카스 수준으로 맞출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제품 출시를 기점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기존 4% 대에 머물고 있는 맥주시장 시장점유율을 두 자릿수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한편 맥주 업계 1위 오비맥주는 지난해 '카스 라이트'를 전격 리뉴얼 한데 이어 올 1월에는 주력 제품인 '카스 후레쉬' 패키지를 전면 새단장했다. 이외에도 지난해부터 '믹스테일', '호가든 유자', '호가든 체리' 등 톡톡 튀는 신제품으로 맥주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가 가장 잘 팔리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맥주업계가 신제품으로 사활을 걸고 있다"며 "이미 수입맥주 점유율 20% 돌파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수제맥주 공습까지 이어지고 있어 기존 맥주 제조사들도 신제품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한정판, 오비맥주의 호가든 체리.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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