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백남기씨 사망 책임자 기소하라" 검찰총장에 서한
검찰 수사 촉구 릴레이 시위 종료 후 서한 전달
2017-04-26 12:23:06 2017-04-26 12:23:28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시민·인권단체가 26일 고 백남기씨의 사망사건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김수남 검찰총장에 전달했다. 백남기투쟁본부, 공권력감시대응팀, 국제엠네스트 한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는 이날 김 총장에게 서한을 보내"조속히 수사를 완료하고, 책임자를 기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서한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온 수사 촉구 목소리에 검찰은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며 "수사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물으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말로 일관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검찰을 핑계 삼아 경찰도 '향후 수사와 재판이 마무리되면 그 결과를 종합해 합당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책임 추궁을 미뤄 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검찰은 형사 고발된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 진압 책임자 7명 중 그 누구도 기소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위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백남기 농민의 사망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상을 규명하는 것은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책무이자 의무"라며 "또한 다시는 경찰의 살인진압으로 인한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서한 전달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씨 유가족 변호인 송아람 변호사는 "이 사건은 사실관계가 전혀 복잡하지 않다. 매우 단순하고 명백한 공권력 남용에 의한 국가폭력사건"이라며 "검찰은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충분한 자원과 권한을 확보하고 있고, 언제든지 우리가 고발장에 제출한 자료와 법리에 의해 가해자들을 기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 변호사는 "검찰은 지금이라도 왜 기소를 하지 않는지, 아무런 처분을 하지 않는지 마땅히 의견을 밝혀야 한다"며 "그것이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백남기 어르신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부디 검찰이 어떠한 다른 의도도 고려함 없이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명명백백하게 수사하고 기소해서 진실과 정의에 부합하는 결과를 이끌어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백씨는 지난 2015년 11월14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정면으로 맞아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백씨의 유가족은 그달 18일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 등 7명을 살인미수 등 혐의로 고발했다. 백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버텨오다 결국 지난해 9월25일 사망했다. 백씨가 사고를 당한 지 500일이 되던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5일까지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가 진행됐다.
 
26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백남기투쟁본부 등 5개 시민·인권단체가 백남기씨의 사망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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