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문재인 정부에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향후 전교조가 법적 지위를 회복할지 주목된다.
스승의 날인 15일 오전 전교조는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서울을 비롯해 부산 등 전국에 10여 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이날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수십 년 적폐청산의 임무를 갖고 태어난 문재인 정부에게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는 교육적폐 청산의 첫걸음”이라며 “전교조의 노조 합법화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의 첫 시험대”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새 정부가 대표적 교육적폐 중 하나로 지적받아온 국정교과서 폐기를 집권 3일 만에 지시한 만큼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전교조 관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 10월 전교조가 해직 교사 9명을 조합원으로 유지하는 게 교원노조법에 어긋난다며 법외노조를 통보했다.
이날 전교조는 해고된 노조 전임자에 대한 복직도 요구했다. 지난해 교육부는 전교조 전임활동을 이유로 휴직허가를 전교조 전임자 34명을 해고한데 이어 올해 각 시·도교육청에 전교조 전임활동 교사 16명에 대한 징계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김학한 전교조 정책실장은 “16명이 징계의 칼날 앞에 놓여 있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 부당하게 탄압받아왔던 노동자의 권리가 원상회복되는 것이야말로 국민통합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교조는 법외노조 철회를 비롯해 수능체제 개편과 입시폐지·대학서열화 해소, 비교육적인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교육부 해체, 교육재정 확대와 무상교육 실현 등 4가지 정책을 요구했다.
최은순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이제는 교육정책에 있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정책을 내는 데 있어서도 어른들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오롯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정책을 내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단순한 교육문제 해결만이 아니라 학력으로 인한 편견과 임금차별 같은 문제도 동시에 해결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기자회견 이후 '교육적폐 청산·교육체제 전면개편 등 10대 주요과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10대 과제에는 법외노조 철회와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특권학교 폐지, 대입자격고사 실시·대학서열화 해소, 학교 민주화·자치, 학생인권 보장 등이 포함됐다.
전교조는 오는 27일 열리는 전국교사결의대회에서 국민들에게 교사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이때까지 새 정부가 전달받은 개혁과제에 대해 구체적인 실현계획을 밝히지 않으면 교육주체들과 함께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본격적인 적폐 청산 투쟁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인 고 김초원·이지혜씨의 순직 인정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김용섭 전교조 사무처장은 “너무 당연한 일이 뒤늦게 이뤄져서 가슴아프다”며 “전교조가 향후에 기간제 교사의 신분보장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으로 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승의 날인 15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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