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인사’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24일 시작된다. 이 후보자 국회 인준은 문재인 정부의 정상적인 국정운영의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제1야당 자유한국당에서는 ‘부적절한 인사’라며 자진사퇴를 주장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고의적인 자료제출 거부로 정상적인 청문회 진행이 불가능할 만큼 어려워졌다”며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법상 당연히 제출해야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들조차 제출을 거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말하는 고위공직자 5대 원천배제 요인 중 병역 면탈·위장 전입·탈세·부동산 투기 등 4가지 의혹을 지녔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기간 고위 공직자 인사배제 5가지 원칙으로 ▲세금탈루 ▲병역면탈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논문표절 등을 거론한 바 있다.
그는 “이런 의혹에 대해 떳떳하고 정정당당하다면 적극 해명해야 할 일이지 무조건 깔아뭉개고 시간만 보내면 인준될 것이라고 믿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이것이야 말로 문 대통령이 말해온 과거의 나쁜 행태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꼬집었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도 별도 논평을 통해 “자신의 인사원칙을 무너뜨린 문 대통령은 사과하고 관련 공직후보자들은 즉각 스스로 사퇴하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문 대통령은 첫 인사에서부터 자신이 약속한 인사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며 “더욱이 이러한 ‘셀프파괴, 원칙파기’에 대해 본인이 단 한마디 해명과 사과도 하지 않았다”면서 인사청문회 보이콧 가능성도 시사했다.
당초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 후보자의 총리 인준이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후보자가 자진사퇴할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보는 기류가 강하다. 한국당 역시 초반에는 비슷한 분위기였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신임 총리는 책임 총리의 전형이 돼야 한다”며 “총리 후보자가 변화와 열망에 화답할 총리인지 역량과 자질, 정책적인 방향에 중점을 두겠다”고 예고했다. 인사청문위원인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도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약간의 도덕적인 문제들이 보이긴 하지만 이것이 공직수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까지는 아직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한국당의 문제제기는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를 최대한 흔들어 문재인 정부와 맞서 싸우는 강한 제1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거침없는 개혁행보에 제동을 걸어 여권이 쥐고 있는 정국 주도권을 일정 회복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현재 이 후보자에게는 ▲부인의 그림 고가 매각 ▲아들의 군 면제 ▲위장 전입 ▲세금 탈루(부친 상속재산신고 누락) 등의 의혹이 제기돼 있다. 이 후보자 측은 보도자료를 내며 적극 해명하고 있다.
우선 지난 2013년 이 후보자 부인의 그림 2점을 전남개발공사가 900만원에 구입한 건에 대해서 “당시 이 후보자가 공사에 작품 판매를 강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반박이다. 미술업계에서는 이 후보자 부인의 전공과 경력 등을 감안하면 ‘호당 10만원’은 적정가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들 군 면제의 경우 이 후보자는 “아들을 군대에 보내려 병무청에 탄원서까지 보냈다”며 병역기피가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위장 전입 의혹도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이 아닌 미술교사로 일하던 부인의 출퇴근 문제 때문에 발생한 논란이라는 해명이다. 세금 탈루도 상속사실을 나중에 알았을 뿐 고의로 누락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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