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박근혜 정부가 ‘묵념대상 임의 추가 금지’ 조항을 추가해 논란이 된 ‘국민의례 규정’을 재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례 묵념 때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뿐만 아니라 ‘민주화영령’을 포함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법제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초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 훈령인 국민의례 규정을 개정해 정부 공식행사에서의 묵념 대상자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으로만 제한시켰다. 행사 주최자는 행사 성격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이외에 묵념 대상자를 임의로 추가할 수 없다고 못박은 것이다. 이로 인해 5·18 등 민주화운동이나 제주 4·3 항쟁 희생자는 물론 세월호 참사 희생자 등도 정부 공식행사에서 묵념 제한을 받게 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은 민주화 희생자 등에 묵념을 할 수 있도록 법률로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국가보훈 행사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5·18 민주화 운동의 희생자, 4·3 항쟁 희생자에 대해 묵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가보훈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당 최경환 의원은 국민의례 묵념 대상자에 ‘민주화영령’도 포함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놨다.
지난달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및 민주화운동 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다시금 이뤄졌을 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국민의례 규정도 사실상 무력화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행정자치부도 최근 국민의례 규정을 다시 손질했다. 재개정안에는 “묵념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하여 함을 원칙으로 하되, 행사 주최자가 행사 성격상 필요한 경우 묵념 대상자를 추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재개정안은 현재 법제처 심사 중으로 6~7월 중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회의장,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등이 지난달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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