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세월호피해지원법 이의제기금지조항 위헌"
"법률유보원칙 위반, 유족 자유 침해"
2017-06-29 17:30:15 2017-06-29 17:30:15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세월호피해지원법 시행령의 '이의 제기 금지'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9일 재판관 6대2의 의견으로, 배상금 등을 받으려는 세월호 유족들이 '세월호 참사에 관해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는 동의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세월호피해지원법 시행령 제15조 중 별지 제15호 서식 가운데 일체의 이의제기를 금지한 부분이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해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고했다.
 
헌재는 "이 조항이 세월호피해지원법에는 전혀 없는 표현을 시행령에서 임의로 추가한 것으로, 이로 인한 위축 효과도 상당 부분 실재한다고 보이며, 기재 내용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더라도 최소한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으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세월호피해지원법은 배상금 등의 지급 이후 효과나 의무에 관한 일반규정을 두거나 범위를 정하여 하위 법규에 위임한 바가 없다. 시행령으로 규정할 수 있는 사항은 지급 신청 시 동의서를 첨부해야 한다는 점과 이와 같은 수준의 사항, 즉 지급 신청이나 지급에 관한 기술적이고 절차적인 사항일 뿐"이라며 "유족들에게 지급결정에 대한 동의의 의사표시 전에 숙고의 기회를 보장하고, 그 법적 의미와 효력에 관해 안내해 줄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세월호 참사 전반에 관한 일체의 이의 제기를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의제기금지조항은 기본권 제한의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해 법률의 근거 없이 대통령령으로 청구인들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일체의 이의 제기 금지 의무를 부담시킴으로써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봤다.
 
반면 김창종 재판관과 조용호 재판관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새로이 침해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 각하하여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앞서 세월호 유족들은 국가지원금을 받은 뒤 손해배상 소송 등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게 서약하도록 한 것은 기본권 침해라며 지난 2015년 6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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