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상반기 이어 하반기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인 정유업계의 표정이 덤덤하다. 수출량 증감이 매출과 연관이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수급과 정제마진의 방향성은 갈수록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산업연구원의 올 하반기 경제·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39.4%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정유업계는 하반기 역시 15.7%의 준수한 증가세가 전망된다. 상반기 상승률은 국내 12대 산업 가운데 반도체(48.6%)에 이은 두 번째 증가율이고, 하반기 전망치 역시 3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유가 동조성이 높은 제품 특성상 현재 배럴당 40달러 초중반에 머물고 있는 국제유가가 연말 40달러 후반까지 회복이 전망되는 만큼 제품 가격 상승과 함께 수출단가 역시 상승해 수출량 증가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역시 전망되는 정유제품 수출량 증가 전망에도 정작 업계 반응은 덤덤하다. 높아진 변수에 단순 수출량 증가가 수익성과 직결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라크 바스라 인근에 있는 루마일라 정유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일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하지만 업계를 포함한 일부는 이 같은 시각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제품 생산량이 내수 수요를 충족시키고 남는 수준에 이르러, 신 시장 개척 등을 통해 내수와 수출 물량을 전략적으로 조절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량 증가와 유가 변동폭은 큰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셰일가스 대규모 증산에 의한 공급과잉 우려에 석유수출국(OPEC) 감산 기간 연장에도 유가가 조절되지 않는 등 방향성 예측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수급과 정제마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결국 정유사 수익의 원천은 정제마진과 수급인데다, 특히 최근처럼 유가 변동의 방향성 예측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단순히 유가 회복 전망만을 두고 수출 전망을 논하기는 어렵다”며 “물론 유가가 단기간 급락해 재고평가손실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반등 시 상쇄할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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