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개발자 출신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탄생하면서 IT서비스·소프트웨어(SW) 업계의 기대감이 높다. 특히 공공부문 최저가 입찰제와 턱없이 짧은 시스템 구축기간 등 해묵은 과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열린 2017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인력채용 박람회 관계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공공 기관의 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프로젝트의 수주 대상자 선정은 주로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진행된다. 가격점수와 기술점수가 기준으로 제시되지만 이는 명목상 기준일 뿐, 가장 낮은 금액을 써 낸 곳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기업들은 프로젝트를 수행해도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한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13일 "공공 프로젝트는 워낙 금액이 적다보니 대기업들도 입찰을 꺼려했다"며 "중견·중소기업들은 인건비를 빼면 남는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사업실적 차원에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효근 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는 "기술 수준이 요구조건에 부합하면 가격은 예산 범위 내에서 협상하면 될 것"이라며 "현장 경험이 있는 새 미래부 장관이 이러한 애로사항을 잘 이해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스템 개발과 테스트 등 구축기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IT서비스 업계 10년차 개발자인 신모(38)씨는 "발주 기관이나 기업에서 업무량에 관계없이 시스템의 빠른 구축과 오픈을 요구하면서 구축기간이 비상식적으로 짧아져 야근과 주말근무가 당연시되는 실정"이라며 "이는 자연히 서비스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10년차 프리랜서 개발자 김모(35)씨는 "발주기관 직원들의 낮은 업무 이해도로 인해 요구사항이 변경되거나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또한 프로젝트의 기간이 길어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반면 발주 기관이나 기업 입장에서는 예산이 한정적이다 보니 프로젝트 기간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기업 전산실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기간이 짧다는 불만을 잘 알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전체 기간을 빠듯하게 짤 수밖에 없다"며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발자 출신인 유영민 미래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소프트웨어(SW) 강국을 외쳤다. 유 장관은 지난 11일 취임사를 통해 "그간 SW기업 육성을 위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구조와 불합리한 관행으로 SW 소비국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SW 필수교육을 강화해 인재를 양성하고 SW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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