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한에 군사·적십자회담 동시 제의
문 대통령 '베를린 구상' 후속조치…북한 호응여부에 주목
2017-07-17 13:54:58 2017-07-17 13:54:58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정부가 17일 북한에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군사당국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를 동시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6일 독일 ‘베를린 구상’의 후속조치로 북한의 호응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기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7월21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문 대통령은 ‘베를린 구상’에서 휴전협정 64주년을 맞는 오는 27일을 기해 ‘군사분계선에서 적대행위 중지’를 제안한 바 있다.
 
같은 시각 대한적십자사(한적)도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를 제의했다. 한적은 “많은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가족 상봉을 고대하고 있다. 이분들이 살아계신 동안 가족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은 어떤 정치적 고려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남북 적십자회담을 8월1일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가질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베를린 구상’에서 10·4 정상선언 10주년이자 추석인 오는 10월4일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성묘 방문 등을 제안했다.
 
두 기관이 북측 당국에 직접 답변을 요구한 것도 주목된다. 국방부는 “현재 단절돼 있는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복원해 입장을 회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고, 한적은 “판문점 남북 적십자 연락사무소를 통해 회신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번 제의를 계기로 이명박·박근혜 정부기간 단절된 남북 직통대화채널을 복원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제안에 북한이 호응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우선 군사당국회담의 경우 북한이 지난 15일 노동신문을 통해 “북과 남이 함께 떼여야 할 첫 발자국은 당연히 북남관계의 근본문제인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밝혔고, 우리 측에 수차례 군사당국회담을 요구한바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다.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북한이 탈북자 북송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걸림돌이다. 다만 “북남사이의 인도주의적 협력사업들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북측의 입장이기에 성사 가능성은 충분하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남북군사당국회담 개최 제의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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