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분기 내 지속된 유가하락 여파에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뒷걸음질 친 2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무게를 싣고 있는 화학 및 윤활유 부문 영업이익의 견조한 실적 추세에 중장기적으로 나쁠게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 10조5610억원, 영업이익 4212억원의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2.4%나 감소했다.
2분기 수익성 악화는 두바이유 기준 평균 유가가 배럴당 3.3달러 가량 하락하는 등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 정기보수 등으로 석유사업이 크게 부진한 데 기인했다.
석유사업은 매출 7조3876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기록했다. 견조했던 정제마진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 정기보수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직전분기 대비 4414억원 감소했다.
화학사업은 제품 스프레드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정기보수에 따른 물량감소, 납사가격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 손실이 늘어남에 따라 전분기 대비 1210억원 감소한 33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윤활유사업은 기유제품 판매가격 인상 반영에 따른 마진 개선과 성수기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253억원 증가한 12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유가 하락 및 판매물량 감소로 직전분기 대비 221억원 감소한 3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일 평균 생산량은 5만3000배럴로 직전 분기 대비 약 1000배럴 감소했다.
유가하락에 전년 동기 대비 62.4% 감소한 2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이 화학 및 배터리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딥 체인지 2.0'에 속도를 내기로했다. 사진/뉴시스
유가 하락에 석유 부문 타격이 불가피 했지만 화학 및 윤활유사업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점은 지난 5월 화학 및 배터리 분야에 무게를 싣기로 한 '딥 체인지 2.0'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화학 및 윤활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70%를 넘어선 점 역시 유가 하락으로 인한 타격을 상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딥 체인지 2.0 가속화를 위해 화학 및 윤활유, 배터리 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화학사업은 중국 중심 성장 및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술 확보를 통해 세계 10위권 화학기업으로의 성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윤활유사업은 세계시장 1위인 그룹Ⅲ 기유를 기반으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배터리사업은 한번 충전으로 700km를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를 오는 2020년까지 개발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2025년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예전과 비교해 본다면 유가 하락이라는 외부 변수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 같은 실적은 포트폴리오 진화를 위한 노력의 산물로, 이로써 ‘딥 체인지 2.0’을 더욱 가속화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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