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임금체불 사업주에 형사처벌에 더해 지연이자 및 부가금을 물리는 내용의 입법이 추진된다. 또 실효성이 낮은 형사처벌 규정을 과태료 규정으로 바꾸는 방안도 논의된다.
3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당정은 이 같은 방향으로 근로기준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재직 노동자에게도 체불임금에 대한 지연이자 적용 ▲체불임금 외에 체불임금과 동일한 금액의 부가금 부과 ▲고액·상습 체불에 대한 반의사불벌죄 적용 예외 ▲임금채권 소멸시효 5년으로 연장 등을 공약했다. 이에 따라 국회에는 현재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 담긴 복수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의원 입법으로 발의돼 있는 상태다.
정부는 문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됐거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과제들 중 의원 입법으로 발의되지 않은 사항들을 모아 정부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임금체불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과태료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해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는데, 기소건수 대비 실형 선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벌금액도 체불임금액의 절반 미만으로 선고되는 경우가 90% 이상이다. 체불임금 청산보다 형사처벌을 받는 게 금전적으로 이익인 상황이다. 여기에 재판 일정에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반면 벌칙이 과태료로 바뀌면 사업주는 임금체불 적발 즉시 금전적 불이익을 받게 된다. 행정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사업주가 처분의 위법·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자발적 체불임금 청산을 유도하는 데 형사처벌보단 행정처분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다만 임금체불에 대한 벌칙조항 개정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태료는 형사처벌보다 가벼운 벌칙’이라는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다. 같은 이유로 지난해 발의된 최저임금법 개정안(형사처벌→과태료 변경)도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3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당정은 임금체불 사업주에 형사처벌에 더해 지연이자 및 부가금을 물리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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