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 기관으로부터 받은 연구개발비를 빼돌린 광학렌즈 제조업체가 적발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복지·보조금 부정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사건을 확인한 결과 이 같은 연구개발비 보조금 부정수급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008년부터 추진하는 7개의 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해 4개 기관으로부터 3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은 이 업체 대표 A씨와 전무이사 B씨는 연구자재 판매와 무관한 지인의 업체로부터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고 9억8000만원의 연구자재비를 송금한 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횡령했다.
이들은 타인 명의로 서류상의 회사도 설립한 후 47차례에 걸쳐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연구개발비 9억2000만 원을 챙기고, 연구개발과 관계없는 기존의 자사 제품 생산을 위해 필요한 자재를 구매한 후 이를 연구개발에 사용한 것처럼 청구해 연구자재비 6억7000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A씨는 이렇게 빼돌린 연구개발비 약 26억원 중 일부를 수억원의 개인 빚을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사의 주주 C씨에게 접근해 보유 주식을 양도받는 조건으로 매월 그 대가를 나눠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후 C씨를 연구원으로 허위로 등록해 매월 지급되는 인건비 총 3600만원을 주식 매입 대금으로 지급했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연구개발비 횡령·편취 사건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의 보조금 부정수급을 집중적으로 감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권익위는 서울에 있는 IT 연구개발과제 수행업체가 연구개발비 수억원을 횡령했다는 신고 사건을 접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서울 서대문구 권익위 서울종합민원사무소에서 열린 '반부패 활동 시민사회단체 간담회'에 참석한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권익위원회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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