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오기자]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에 경영진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능력있고 전문성 있는 임원 후보를 육성할 것을 주문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지나친 경영간섭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에 전달된 '은행권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에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은행의 책임경영을 유도하고 경영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미래 경영진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은 장기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실효성 있고 체계적인 경영진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앞으로 등기임원은 제외하고 주로 부행장으로 구성된 비등기 임원의 최초 선임 임기를 2년 이상으로 해야 한다. 경영진의 선임과 해임, 퇴임 사유도 명문화하도록 했다.
이는 현재 일부 은행들이 비등기 임원의 임기를 1년으로 하거나 선임과 해임을 은행장이 독자적으로 진행하면서 생길 수 있는 권력 집중화를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영업점 평가시 기존 당기순이익이나 자산증대 만이 아닌 부실채권 비율 등 건전성 지표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기의 원인인 금융회사의 과도한 성과보상체계 개편을 요구한 금융안정위원회(FSB)의 권고에 따라 모범규준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은행이 모범규준을 따르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같은 모범규준의 이행 현황을 점검해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편 FSB의 권고안에는 장기 경영 성과와 연계한 성과급 지급 방식 등이 포함됐지만 경영진 후계자 양성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번지고 있다.
은행권에서도 금융당국이 모범규준을 통해 은행 경영진을 압박할 수 있다며 신관치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영진 후계자 양성 등은 은행이 자율적으로 실시할 사안인데 이를 모범규준에 규정하고 이행 실태까지 평가한다는 것은 지나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김진오 기자 jo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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