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지 메이저 신대양제지, 가격 인상 '주춤'
행정소송 결과 발표 부담 가능성…골판지 업계, 가격 인상 무산 기대감도 '솔솔'
2017-08-22 17:33:32 2017-08-22 17:33:32
[뉴스토마토 임효정·정재훈 기자] 골판지 원지업계 대부분이 가격 인상을 통보한 가운데 업계 메이저 기업인 대양그룹의 신대양제지가 인상에 주춤하고 있다. 보통 1~2곳의 제지사의 원지 가격인상 발표 후 수일 후에 나머지 업체들이 가격인상에 동참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신대양제지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담합 적발에 따른 공정위의 과징금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 결과를 앞두고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메이저 기업인 신대양제지가 가격 인상에 불참하면 자연스럽게 가격 인상이 물거품 될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림, 아세아, 삼보판지 등 대형 원지업체들은 골심지, 이면지, 표면지 등을 포함한 원지에 대해 10~20% 수준의 가격인상안을 판지사에게 통보했다. 지난 16일 태림의 인상분이 원지가격에 이미 반영됐으며 오는 23일 아세아제지의 가격인상분이 적용된다. 삼보판지도 오는 25일 출하분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키로 했다. 통상적으로 대형 원지업체 1~2곳이 판지사에 원지 가격인상을 통보하면 이어 나머지 4~5곳도 인상된 가격과 인상 시점을 통보하는 방식으로 가격 인상이 진행된다. 
 
이달초 역시 태림을 시작으로 메이저사들이 가격인상에 합류하면서 지난 2월에 이어 반년만에 20%수준의 인상이 현실화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4대 메이저사 가운데 하나인 대양그룹 내 원지사들이 가격인상에 아직 동참하지 않으면서 가격인상 무산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양그룹내 제지사인 신대양제지와 대양제지공업의 골판지 원지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8.8% 수준이다. 그 만큼 원지를 공급받는 판지사들과, 이들로부터 원단을 공급받는 지함소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양그룹 제지사들의 가격은 올라가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제지사들에게 높은 가격을 주면서 거래하는 판지사는 없을 것"이라며 "대양그룹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번 가격인상은 이대로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양그룹 측은 가격인상 여부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대양제지가 진행 중인 행정소송에 대한 결과를 기다리며 눈치보기하는 것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신대양제지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부과받은 과징금 217억원에 불복해 현재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행정소송에 대한 선고공판은 당초 오는 25일로 예정됐으나, 회사 측의 공판기일연기신청이 받아들여져 다음달로 미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대양그룹의 움직임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판지사들은 원활한 원지 수급을 위해 2~3곳의 원지사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보니 대양그룹의 인상안이 확정돼야 원단 가격인상을 통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원단을 공급하는 지함소에 가격인상안 통보를 지연하고 있다. 또 원단을 공급 받아 상자를 만드는 지함소 역시 원단가격이 언제부터 인상될지 노심초사하며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임효정·정재훈 기자 emy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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