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지난 2006년 체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11년 만에 사실상 개정 절차에 들어갔다. 개정 절차의 시작인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양국은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며 FTA 개정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개최했다. 한국측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대표로, 미국측은 라이트 하이저 무역대표가 수석대표로 나섰다. 라이트 하이저 대표는 미국에서 영상회의로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 이후 열린 결과 브리핑에서 김 본부장은 "이번 회의를 통해 양측은 한·미FTA의 효과와 미국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 한·미 FTA 개정 필요성 등에 대해 상호간에 이견이 존재함을 확인했다"면서 "공동위 특별회기에서 어떠한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개정을 요구하는 미국측의 강경한 입장에 대해 한국은 당당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김 본부장은 "미국측의 일방적인 한·미 FTA 개정 제안에 대해 우리측은 동의하지 않았고, 한·미 FTA 효과 등에 대한 양측의 조사·분석·평가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FTA 개정을 위해서는 양측 간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은 한·미 FTA 이후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가 2배로 늘어난 것을 강조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미 FTA의 개정과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절차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FTA 개정 협상을 개시할 것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미국의 상품 수지 적자는 미시적, 그리고 거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한·미 FTA가 원인이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객관적인 통계와 논리들로 적극 설명했다"며 "한미 FTA 효과에 대해서도 상품, 서비스, 투자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양측에 상호호혜적으로 이익균형이 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양국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양국 전문가들이 한·미 FTA의 효과와 미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에 대해 조사·분석·평가할 것을 제안했다"며 "이에 대한 미국측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양측은 이후 협의 일정을 결정하지 않았고, 정부는 미국측의 요청에 따라 적극 협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양국 수석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과 로버트 라이저 무역대표부 대표가 영상회의를 갖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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