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MB지지 단체' 관계자들 집중 소환 방침
국정원 관련단체 양지회 증거인멸 정황…수사 확대
2017-09-03 14:57:09 2017-09-03 14:57:09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에 관한 검찰의 수사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사기 진행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관련성도 짙어지고 있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이번주 이 전 대통령 지지단체 관계자를 추가로 소환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말 차미숙 늘푸른희망연대 대표와 차기식 선진미래연대 조직국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이들 두 단체는 국정원 사이버 외곽팀에서 활동한 민간인 팀장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늘푸른희망연대는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과 아줌마부대'란 이름으로 운영됐고, 선진미래연대도 이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또 검찰은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회장을 역임했던 이상연 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 부장과 현 양지회 회장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겸임교수도 소환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4차례에 걸쳐 민간인 외곽팀장과 양지회 회원 등의 주거지와 늘푸른희망연대 등 관련 단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양지회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단체 내 소모임인 '사이버 동호회' 회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 사용법을 집단으로 교육받으면서 댓글 활동을 펼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과거 활동 내용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자체 조사 후 지난달 22일 민간인 외곽팀장 30명에 이어 이달 1일 외곽팀장 18명 등 총 48명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들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과 공모해 대가를 받으면서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서의 정치 관여 활동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3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TF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원 전 원장이 재직한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3500여명의 민간인을 동원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발표 이후 국정원과 일부 인터넷 포털업체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 분석 작업을 진행해 왔다.
 
국정원 댓글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은 지난달 30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게 각각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2년6개월을 선고했다.
 
검찰이 지난달 23일 국가정보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를 '댓글 부대'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서초구 양지회 사무실 창문에 취재를 막기 위한 가림막용 신문지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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