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시장님 같은 소셜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죠?”(최수정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마음건강분과의원)
“남이 잘하는 걸 굳이 잘할 필요 없어요. 남이 못하는 걸 해야죠. 아직 건드리지 않은 일에 집중하면 돼요.”(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시장이 20대 청년들에게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를 거쳐 서울시장까지 오르게 된 비결을 털어놓았다.
박 시장은 지난 23일 시청 집무실에서 서울청정넷 소속 청년 4명과 시정 주요 현안에 대한 시민 제안과 민원을 직접 경청하고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주말 데이트’를 가졌다.
주말 데이트는 단순히 제안을 듣는 것을 넘어 담당 공무원과 법률전문관이 동석해 각 안걸을 같이 토론하며 실현 가능성과 문제점 등을 함께 고민했다.
이날 최수정(23·여) 씨는 ‘소셜디자이너’, 김정란(19·여) 씨는 ‘청년정치가’의 꿈을 박 시장과 함께 얘기하며 진로를 고민했다.
진로 고민은 개인적인 고민일 수 있지만, 인생 설계는 청년들에게 매우 중요한데다 소셜디자이너와 청년정치가 모두 박 시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박 시장은 진지하게 조언에 임했다.
박 시장은 “소셜디자이너라는 직업 자체를 내가 만들었으며, 아마 세계에서 1호일 것”이라며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고민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정치라는 꿈을 추상적으로만 여기지 않아야 하며, 대한노인회가 노인을 대표하는 단체인 만큼 청년들도 전국적인 조직이 있으면 기존 정치권에서 더 무서워할 것”이라며 “정치는 40~50대만 하는 것이 아니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청년 시의원이 탄생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처음엔 당연히 어렵겠지만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책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장은 관심사가 많겠지만, 모든 걸 다할 수 없는 만큼 작은 것 하나부터 집중해 성과를 내면, 그 유명세가 다음으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 시장과 청년들은 청년들의 사회 진입이 늦어지면서 활력 저하와 이에 따른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논의했다.
박 시장은 “청년마음건강지원단을 운영해 문제를 털어 놓고 얘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향후 심리지원센터 중 1곳은 청년전담센터로 추진 중”이라며 “청년자살 문제가 심각한 만큼 여기 있는 청년들이 일종의 ‘사후부검’역할을 맡아 왜 그런 결심을 하게 됐고, 환경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연구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주말 데이트를 마치고 최 씨는 “더 심도 깊게 얘기하고 싶을 정도로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며 “지자체장이 이런 자리를 만드는 것은 본인 의지가 없으면 어려운 일인데 오늘 자리를 통해 진로와 현안에 대한 많은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말 데이트에는 무악현대아파트 소속 경비원 2명과 입주자대표회의 감사, 관리소장 등이 참석해 박 시장과 아파트 경비원의 열악한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고용안정 방안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3일 시청 집무실에서 서울청정넷 소속 청년들과 주말 데이트를 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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