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중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다.
박 사장과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오는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중 박 사장만 참석 의사를 밝혔다. 황 회장과 권 부회장은 국회에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권 부회장은 30일로 예정된 종합감사에는 참석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이통3사 CEO들에게 통신비 감면 대책과 단말기 자급제, 갤럭시노트7 피해보상 등에 대해 질의할 계획이었다. 특히 단말기 자급제는 업계뿐만 아니라 국회와 정부의 의견도 엇갈린 민감한 사안이다. 하지만 박 사장만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충분한 질의와 답변이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맨 오른쪽)이 지난 9월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이통3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 유플러스 부회장,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 이 위원장. 사진/방통위
단말기 자급제는 휴대폰 구입과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제도다. 자급제에 대해 업계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 가운데 국회와 정부의 입장도 엇갈렸다. 국회에서는 단말기 자급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단말기 자급제를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제조사들은 단말기, 이동통신사들은 통신 서비스에서만 각각 경쟁하도록 해 요금 인하 효과를 노리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부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일선 휴대폰 판매점들을 생각해야 하고 유통시장 구조가 바뀌는 것이므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통3사 역시 단말기 자급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3사는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용자와 시장, 이통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자급제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후 도입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시장에 적용됐을 때 실제로 가격 인하 효과 있을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말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알뜰폰 업체들과 시민단체들은 단말기 자급제를 도입해 경쟁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휴대폰 판매점 업계는 반대 입장이다. 단말기 자급제로 가계 통신비가 내려갈지 알 수 없고 소비자 불편만 가중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증인으로 채택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도 국감에 불출석한다. 고 사장에게는 갤럭시노트7 피해보상과 고가 단말기의 비용 부담 증가와 관련된 질의가 예정돼 있었다. 최상규 LG전자 국내영업총괄 사장은 출석 의사를 국회에 전달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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