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구개발(R&D) 과제 프로세스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19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의 서울 팹랩에서 열린 업체와의 간담회에서 "R&D 과제는 기획·선정·평가·보상 등 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새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기존 R&D 과제 프로세스는 공정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보안 때문에 평가위원에게 미리 자료를 주지 못하다보니 당일에 수백 페이지의 자료를 보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 R&D 과제 선정 과정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는 "기존 정부의 R&D 사업은 기술력 외에 누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가 등 정치력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심사위원들도 하루 종일 심사를 위해 있을 수 있는 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인프라를 구성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창업 과정에서 필요한 고가의 소프트웨어(SW)나 툴 등을 개인이 구입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제작지원센터 등을 만드는 등 인프라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19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서울 팹랩에서 유영민 장관과 입주 업체들의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과기정통부
팹랩 서울은 지난 2013년 세운상가에 설립됐다. 팹랩 서울은 3D프린터와 레이저 커터 등 디지털 제작 장비들을 활용한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고, 창업으로 연결해 주는 민간시설이다. 세운상가는 전통적인 하드웨어(HW) 중심의 제조사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팹랩 서울에도 HW와 SW를 융합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이 모였다. 업체들의 SW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조 스타트업 아나츠의 이동엽 대표는 "캐드 등 각종 SW를 통해 제조 협력사와 소통해야한다"며 "IT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국가연구시설과 장비의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나눠쓸래?'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 TF는 대학·출연연 등 연구기관과 장비 개발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18일 열린 TF 첫 회의가 열렸다. 임대식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그간 국가연구시설장비 공동활용을 위한 관련 시책을 지속 추진했지만 여전히 활용성이 떨어지는 장비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며 "연구장비 관리비 및 운영 인력 부족 등 현장의 애로사항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부처 시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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