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00% 수준으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12개월 연속 동결됐다.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금리 동결은 이미 예상됐던 시나리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최근 남유럽발 악재가 부상하면서 주식시장 마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하반기에나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국내경제의 회복추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위기 우려 등으로 향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그리스를 비롯해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국가들의 재정적자 리스크와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 미국의 고강도 금융개혁안 등 대외 불안 요인이 커지면서 국제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국내경제 역시 고용불안 등 불확실성이 걸림돌이다.
지난달 실업자는 121만6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만8000명 증가하면서 2001년 3월(112만9000명) 이후 9년1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다.
실질적인 고용회복을 위해선 고용 흡수력이 강한 중소기업과 내수부문 등 실질적인 민간의 회복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국내사정은 미흡한 수준이다.
한은은 또 소비자물가의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고 금융시장에서는 해외 불안요인의 영향으로 환율과 주가 등 가격 변수가 큰 폭의 변동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상반기 중 기준금리 인상은 더욱 멀어졌다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예상됐던 결과"라며 "대외 불안 요소와 함께 최근 국내경제의 회복기조 속도가 둔화되는 움직임에 따라 경기회복 기조를 계속 이어가고자 하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소 금융경제실장 역시 "그리스 재정문제로 대외 금융불안이 심화된 상태에서 국내상황도 마찬가지로 불안할 것이란 예상 때문에 금리를 올리기 어려웠을 것이다"며 "금리 인상은 하반기쯤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총재의 임기가 한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도 다음달 금통위 역시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퇴임전 후임 총재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기 위해 금리 변동을 자제한다는 관례 때문이다.
한편 이날 금통위에도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지난달 회의에 이어 열석발언권을 가지고 참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