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일본 대학생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수요집회 참석, 버스 소녀상 설치 등 위안부 문제 대응에 관심을 표했다.
박원순 시장은 2일 오전 시장실에서 한국의 역사와 위안부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저널리스트를 지망하는 한일학생포럼’의 소속된 일본인 대학생 등 38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저널리스트를 지망하는 한일학생포럼’은 이화여대가 운영하는 언론인 양성기관 ‘프런티어 저널리즘 스쿨(FJS)’과 일본 저널리스트 회의(JCJ)가 공동주관하는 한일학생 교류 프로그램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기자·PD 등 언론인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양국의 역사와 현실에 대해 토론하고 교류하는 취지다.
이날 간담회는 한일학생포럼 학생들이 박원순 시장에게 만남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이 자리에는 위안부 피해실태를 최초 보도했다 퇴사한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도 함께했다.
간담회가 이뤄지는 동안 일본 대학생은 박 시장의 말을 받아 적으며 경청했고, 박 시장도 서툰 일본어를 섞어가며 평소 갖고 있는 생각을 충실하게 전달하려 노력했다.
일본 대학생들은 박 시장이 임기동안 보여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에 놀라워하며, 각 사업의 효과와 이유, 그리고 위안부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물었다.
도요대 사회학부에 다니는 예비언론인 미나미 마사오미(23) 씨는 “박 시장님은 시정에 있어 수요집회나 역사문제에 적극적인 모습이며, 특히 버스 소녀상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 문제가 좀처럼 잘 해결되지 않는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중앙정부 사이에는 과거 청산할 일이 남았지만, 양국 시민들은 언제나 평화·우호·협력 교류를 해야 한다”며 “(버스 소녀상 같은 개별적인 사업은 현상적인 문제이며, 일본 정부는 과거 전쟁 과정에서 행한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있는 태도와 원칙을 보여줘야 한다”고 답했다.
또 “위안부 문제는 독일과 유럽 관계를 보면 알 수 있다”며 “독일은 나치 시절 주변 국가에 행한 잘못을 무릎꿇고 사과했고 지금은 유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일본도 전쟁에 대한 책임을 다할 때 국제적 리더쉽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과거문제에 대한 청산을 확실히 해야 한중일의 역사 뒤로 돌려보내고 그 바탕 위에 미래를 만들고 번영할 수 있다”며 “처음 마주했을 때 어려울 수 있지만 점차 교류를 늘리면 오해와 편견을 줄이고 큰 화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지난 1일 입국한 일본 대학생 일행은 이날 박 시장 간담회에 이어 3일 나눔의 집 방문, 윤동주 자료관 방문, 4일 판문점 방문 등의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기 위해 지난해 서울 남산공원 통감관저터에 기억의 터를 조성했다. 또 서울대인권센터와 2년 여 간의 끈질긴 발굴 조사 끝에 세계 최초로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 영상을 발굴해 올 7월 공개한 바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시장실에서 일본 대학생들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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