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 관계자는 15일 "수사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전 수석에 대한 직접 조사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협회가 후원금을 제공하는 과정, 협회가 운영되는 과정을 수사 중이고, 진전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수석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고, e스포츠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검찰은 10일 업무상횡령·범죄수익은닉(자금세탁) 등 혐의로 윤모씨 등 3명을 구속했다. 윤씨 등은 2015년 7월 협회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윤씨는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제3자뇌물) 혐의도 적용됐다. 윤씨 등 2명은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비서관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 수석은 윤씨가 체포된 당일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심정"이라면서 "언론에 보도된 롯데홈쇼핑과 관련해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전 수석은 14일 국회 운영위원회 직후 만난 취재진에 "전직 두 비서의 일탈에 대해 다시 한번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분명하게 강조하지만, 저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에서 공정하게 수사한다면 다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원금 일부가 용역업체와의 허위 거래 방식으로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한 검찰은 7일 협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윤씨 등을 체포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특히 검찰은 윤씨가 협회에서 직함이 없는데도 가장 거래에 가담하게 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자금 유용, 자금 세탁, 허위 급여 지급 등 혐의로 13일 협회 간부 2명을 긴급체포해 조사했으며, 이중 사무총장(회장 직무대행) 조모씨에 대해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참석을 마친 전병헌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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