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업계 라이벌 관계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동남아시장 선점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내내 사드 여파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던만큼 더 이상 중국고객 위주의 사업구조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신규 시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태국 방콕에 이어 세 번째 동남아 매장인 베트남 다낭공항점을 오픈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베트남 다낭공항점 오픈으로 동남아 네트워크가 더욱 견고해졌고, 시장 공략도 더 용이해졌다. 또 지난 6월 오픈한 태국 시내면세점과 연계한 동남아 마케팅도 가능해졌다는 게 롯데측 설명이다.
롯데면세점은 다낭공항점을 통해 향후 연간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최근 급성장 중인 베트남 시장을 고려해, 향후 다낭 시내점 오픈도 면밀히 검토 중이다.
지난 27일엔 베트남 나트랑 국제공항 신터미널 면세점 단독 운영권도 획득했다. 다낭공항점에 이은 베트남 2호점으로, 내년 상반기 개장 예정이며 2028년까지 운영한다.
나트랑공항점은 2018년 상반기에 문을 열며 나트랑국제공항의 새 터미널에 약 1811㎡(약 548평) 규모로 들어선다. 화장품과 향수, 시계, 패션, 주류 및 담배 등 전 품목을 취급하며 나트랑국제공항에 있는 유일한 면세점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예상매출은 7000억 원가량에 이를 것으로 롯데면세점은 예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베트남은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신 시장으로 동남아시아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베트남 내 하노이와 호찌민 등 추가 확대도 검토하고 있고 동남아에서 브랜드 파워를 더욱 견고하게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면세점은 동남아 고객 유치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8일엔 동남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여행 전문 예약 사이트 클룩사와 MOU를 체결하고, 동남아 고객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과 홍보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신라면세점도 '동남아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1월 태국 푸켓에 시내면세점을 오픈한 데 이어 10월엔 아시아 3대 공항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제4터미널에서 화장품·향수 매장 운영을 본격 시작했다. 신라면세점이 창이국제공항 내에서 운영하는 화장품·향수 및 패션 매장은 총 23개로 늘어났고, 전체 매장 규모는 약 8000㎡(약 2420평)에 달한다.
신라면세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달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도 추가로 면세점을 연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신라면세점은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에서 향수, 화장품, 패션, 액세서리 분야 사업권을 획득했다. 신라면세점은 오는 2024년까지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첵랍콕 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아시아 3대 공항(인천, 홍콩, 창이) 모두에 입점했기 때문에 해외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첵랍콕 국제공항을 통해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말을 기준으로 연간 해외 매출 1조원을 무난히 초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면세업체 중 최초의 기록이 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신라면세점은 최근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홀에서 자사 모델이자 K팝스타와 함께하는 '뷰티콘서트'를 열고 브랜드 홍보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이번 콘서트에는 신라면세점 전속 모델인 샤이니, 레드벨벳 등이 무대에 올랐으며 약 4500명의 동남아시아 팬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연 7%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고 특히 온라인시장은 5년간 연평균 22%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중국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을 배운 면세업계가 신흥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장선욱 대표(오른쪽 세번째)가 베트남 다낭공항점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좌)과 싱가포르 창이공항 신라면세점 전경.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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