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주요 그룹 총수를 포함한 역대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순방길에 오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핵심 지도자들과 연쇄 회동이 예정된 가운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로 촉발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순방 기간 중 양국이 경제관계 회복 조치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끌어올릴지도 관심사다.
청와대는 12일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의 일정 일부를 공개했다. 13일 오전에 출국해 16일 밤 늦게 돌아오는 이번 중국방문 일정은 공개된 일정만 해도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을 포함해 중국 내 서열 1~3위 주요인사,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차세대 주자를 모두 만나고 사드 갈등으로 인해 움츠렸던 각종 경제 관련 행사에도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전 서울에서 출발해 베이징에 도착한 뒤 첫 일정으로 재 중국 한국인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어 우리 경제인과 함께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연설을 할 예정이다. 다음 날 예정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사드 갈등 이후 어려움을 겪었던 경제 현안부터 챙기는 셈이다. 연설 내용에는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부분 철회를 바탕으로 양국 간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튿날인 14일에는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 참석한 뒤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정상의 우의를 다질 계획이다. 한중 정상회담은 공식환영식을 시작으로 확대정상회담, 양해각서(MOU) 서명식, 국빈만찬 순으로 진행된다. 양국 수교 25주년을 기념한 문화교류의 밤 행사도 이어진다. 청와대가 사전에 공지한 대로 한중 정상의 공동성명 발표나 공동 기자회견은 생략된다. 다만 양국 정부는 협의 하에 각자 언론 발표문을 내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15일에는 베이징대학교를 찾아 연설한다. 한국 대통령이 중국 최고 국립대학인 베이징대에서 연설하는 것은 2008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방중 이후 9년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리커창 총리를 잇따라 면담하고 충칭으로 이동한다.
방중 마지막날인 16일 문 대통령은 양국 정부가 1995년에 복원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한다. 뒤이어 한중 제3국 공동 진출 산업협력 포럼에 참석한 뒤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 회동을 한다.
이날 오후에는 충칭 현지에서 가동 중인 현대자동차 생산현장을 방문한다. 문 대통령 취임 후 대기업 생산공장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드 갈등으로 인한 경제보복으로 상처를 입은 우리 기업을 보듬는 의미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또 대기업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삼는다는 기조를 재천명하며 4차 산업혁명 등 미래산업 육성에 힘을 실어주는 의미도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11일 오후(현지시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베트남 다낭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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