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에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의기투합했다. 또한 그동안 중단됐던 양국간 협력사업을 재개하는 등 양국 교류를 대폭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관계의 걸림돌이었던 사드문제는 원론적 언급에 그쳤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후 결과브리핑에서 “오늘 확대 정상회담과 소인수 정상회담을 합쳐서 2시간15분 정도 진행이 됐다”며 “예상시간보다 1시간 이상 길게 회의가 진행됐고, 그만큼 양국 정상 간에 허심탄회하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 도중 두 분이 서서 따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쉴 틈 없이 의견을 나눴다”며 “시 주석은 ‘한·중 관계 개선에 있어 최고의 모멘텀이 마련됐다’며 지난 1031 합의 이후 과정들을 평가했다”면서 화기애애했던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우선 양 정상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4가지 원칙에 합의했다. 4대 원칙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절대 용납불가 ▲한반도 비핵화 원칙 확고한 견지 ▲북한 비핵화를 포함한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 통해 평화적 해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한 간의 관계 개선 등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각자 그동안 이야기해온 내용과 크게 다른 것은 없다”면서 “지금까지 각자가 이야기했던 것을 묶었고, 함께 지켜나가자는 합의가 된 것이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 차원에서 두 정상은 양자 방문 및 다자 정상회의에서의 회담은 물론, 전화 통화, 서신 교환 등 다양한 소통 수단을 활용해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을 구축하고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또한 윤 수석은 “양 정상은 경제, 통상, 사회, 문화 및 인적 교류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오던 양국 간 협력을 정치, 외교, 안보, 정당 간 협력 등 분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정상 차원은 물론 다양한 고위급 수준의 전략적 대화를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안정과 번영을 위해 한·중 양국은 물론, 관련 역내 국가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중, 한·중·일 등 다양한 형태의 3자 협의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고, 시 주석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양 정상은 ▲한·중 산업협력 단지 조성, ▲투자협력 기금 설치 등 그간 중단된 협력사업을 재개하고 양국 기업의 상대방 국가에 대한 투자 확대도 장려해 나가기로 했다. 그 차원에서 양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 개시를 선언하게 된 것을 환영했다.
또 ▲미세먼지 공동 저감 ▲암 관련 의료협력 등 환경·보건 협력 ▲교육·과학 협력 ▲신재생에너지 협력 ▲지방 정부 간 협력 증진 ▲빅데이터, 인공지능, 5G, 드론, 전기자동차 등 미래지향적 협력사업 추진 등에도 합의했다.
여기에 양 정상은 한국의 신북방·남방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 간 궤를 같이 하는 측면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구체적 협력 방안을 적극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또 양국의 상호이해 제고와 정서적 공감대 확대를 위해 문화·스포츠, 인문, 청년 교류 등을 지속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그간 양국관계의 걸림돌이었던 사드문제는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 측은 “예상된 범위”라며 "지난 번 회담보다 강도는 약해진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중국측 기존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한국 측이 이를 계속 중시하고 적절히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어 “좌절을 겪으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지금 양국 관계는 빠른 속도로 개선이 되고 있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반복 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관리를 잘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10.31 한중관계 개선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를 평가하고 “양국 중대 관심사에 대한 상호 존중의 정신에 기초해 양국관계를 조속히 회복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양 정상은 평창올림픽이 양국 간 인적교류를 활성화 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2018 평창 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전세계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장이 되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재차 요청했다. 시 주석은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며 “만약 참석할 수 없게 되는 경우 반드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 및 동북아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이를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현지시각) 한-중 MOU체결식이 열린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베이징=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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