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금융투자업계 대표들은 2018년 무술년을 맞아 신년사에서 경쟁력 강화, 신뢰, 혁신 등을 강조했다. 특히 올해 초대형 투자은행(IB) 본격 출범을 앞두고 대형 증권사들은 초대형 IB 주도권 획득, 중소형사들은 위기상황 속 차별화 전략에 중점을 뒀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국내 자본시장이 역동적이고 신뢰받는 아시아 최고의 자본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작년 국내 경제는 조기 대통령 선거, 사드 갈등, 북핵 문제 등으로 어느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을 겪어야 했다”면서 “올해는 국내 자본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하고 모든 시장 이용자가 성장 과실을 함께 향유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올해 변화·혁신·도전을 기조로 경영목표를 ‘자본시장 혁신과 일자리 창출 선도’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내년 9월 전자증권제도의 성공적인 출발을 위해 최고수준의 안정성과 보안성을 갖춘 시스템을 마련하고, 올해 자회사 설립을 통해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에는 신년사에서 경쟁력 강화를 통해 초대형 IB 출범 이후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윤경은·전병조 KB증권 대표는 “경쟁력이라는 익숙한 구호를 다시 마음속에 각인해야 하는 이유는 초대형 IB 간에 경쟁구도가 더욱 첨예해지고 있는 금융환경 때문”이라며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모든 사업 부문에서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KB증권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대표도 신년사에서 올해 목표를 ‘최고의 금융가치(Financial Value)를 창출하는 자본시장의 선도자(First Mover)’로 설정했다.
김 대표는 “시야를 넓혀 업계의 경쟁구도를 살펴보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면서 “우리의 두 배 가까운 외형과 압도적인 사업기간을 가진 경쟁자가 등장했다”며 “고객과 시장의 판세 변화를 가장 먼저 읽고 모든 사업부문에 업계 1등 경쟁력을 갖춰 가장 신뢰받는 회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단기금융업 1호 인가를 받았지만 조만간 후발주자들의 시장진입이 예상되고 초대형 IB들의 무한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선두의 자리를 자키기 위해 더욱 정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윤용암 삼성증권 대표도 “초일류 증권사로 뛰어오르기 위해 몇가지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목표달성을 위한 강한 열정, 사고의 프레임 전환, 시너지 극대화 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는 초대형 IB 등장이라는 위기상황을 타개할 차별화된 전략의 필요성이 신년사에 반영됐다.
홍원식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는 “초대형 증권사의 등장으로 중소형사의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유의 수익모델과 신사업을 더 많이 확보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도 “지난 성과에 만족하며 안주하기에는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하다”면서 “초대형 IB 출범에 대비해 우리만의 차별화된 성장전략을 강구해야 하며, 그래야 미래 지속가능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CEO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쟁력 강화, 혁신, 차별화 전략 등을 중점 목표로 제시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전병조 KB증권 대표, 윤경은 KB증권 대표, 홍원식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윤용암 삼성증권 대표, 김원규 NH투자증권 대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각 사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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