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중국발 공급과잉 이슈로 오랜 침체를 겪었던 철강주와 조선주가 올해 부진에서 본격 탈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철강주의 경우 2016년부터 지속된 점진적인 회복세가 올해도 이어질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작년까지 악재가 겹치며 좀처럼 모멘텀을 찾지 못했던 조선주는 불확실성 요인을 모두 털어낸 만큼 올해는 수주 회복이 부각되며 반등 기대감도 다시 커지고 있다.
철강주, 2016년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 지속 전망
철강주는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철강주를 대표하는
POSCO(005490)는 올 들어서만 15% 가까이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철강·금속업종도 연일 상승을 이어가며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중국이 산업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작년 연말 환경 규제를 위해 동절기 감산 명령을 내리면서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졌기 때문이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감산 조치 영향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가격 스프레드(판매가와 원재료 가격 차이)가 개선된 반면 주가는 횡보하면서 펀더멘털 대비 주가 매력이 커진 상태였다"면서 "여기에 연초 발표된 중국 철강 주문 지표가 견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요 우려도 일부 해소되며 상승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연초 상승에 이어 올 한해 주가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중국의 철강 산업이 공급과잉 국면에 돌입했던 2010년 이후 부진이 지속됐지만, 중국 정부가 2015년부터 철강 시장 공급개혁을 위해 구조조정을 이어오면서 2016년부터는 꾸준한 회복세를 지속하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POSCO 주가도 2016년 초 15만원대에서 현재 30만원 초반대까지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 주택시장 침체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이어갈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작년 말부터 주택 가격 상승폭이 다소 줄어든 점이 부담인 반면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지역 개발 사업인 슝안신구 등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 낙관적 시각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주가순자산(PBR) 기준으로 볼 때 밸류에이션이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원 KB증권 연구원은 "POSCO는 자기자본이 44조원으로 규모가 큰 회사여서 주당순자산가치(BPS) 기준 PBR 1배인 54만원에 도달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면서 "현재 0.6~0.7배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1조원대 인프라 투자가 현실화하는 등 추가 이익 가능성이 커지지 않는 이상 밸류에이션을 올리기에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유상증자·적자 전망 조선주, 낮은 신조선가 회복 기대
조선주는 작년 말 대규모 유상증자와 실적 적자 전망 악재에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현대중공업(009540)이 16만원에서 9만원까지 떨어졌고, 작년 11월까지 1만3000원대였던
삼성중공업(010140)은 반토막이 났다. 선박 공급 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과 신조선가 하락이 작년부터 회복세에 접어들 거란 기대감이 일부 제기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중국을 중심으로 저가 수주 공세가 지속되면서 회복의 기미를 찾지 못했다.
올해는 본격적인 발주 증가에 힘입어 업황이 회복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올 들어 주가 낙폭이 컸다는 분석에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신조선시장이 소폭 회복했지만 캐파(생산능력)를 채우는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 가격 측면에서도 도크가 채워지고 나면 저가 수주 경쟁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데다 최근 10년간 수주 잔고를 줄여오는 과정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어 발주 규모도 작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는 한국 조선사들이 1억톤을 선주에 인도하면서 예상치였던 7천만톤보다는 규모가 늘었지만, 신조선가가 아주 낮은 수준이어서 매출이 작았다"면서 "이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쌓여 왔던 부분을 연말에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1조원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털어내겠다고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사에 대한 시각이 안 좋기 때문에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이 보수적으로 보증에 나서는 데 비해 중국 업체들은 정부 차원에서 전폭적인 자금 지원을 받기 때문에 자금 사정이 안 좋은 선주들 입장에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작년 탱커 발주가 많이 나오면서 시장 점유율이 55%까지 증가하는 등 성과가 있었는데, 선주들도 자금사정이 나아지면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등 올해 본격적인 수주 회복으로 2020년부터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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