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 법규 위반 운전자에 대해 자동차보험료를 할증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교통법규 위반경력 요율 산출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업계와 공유했다.
교통법규 위반경력 요율은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교통법규 위반 실적을 평가해 보험료를 할증하거나 할인해주는 제도다. 중대한 법규 위반은 ‘할증그룹’으로 분류해 보험료를 높이고, 기타 법규 위반은 ‘기본그룹’으로 기본 보험료를 적용하고, 법규 위반이 전혀 없으면 ‘할인그룹’으로 분류해 보험료를 깎아주는 식이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법규 위반 운전자의 할증 보험료가 법규 위반 무경험 운전자의 할인 보험료를 메우게 돼 보험사가 받는 총 보험료 수준은 변동이 없다.
보험개발원이 최근 전체 손해보험사의 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자의 사고율이 단순 사고자와 비교해 6.8% 더 높았다. 적재물 추락방지 조치를 위반한 화물차 운전자의 사고 위험은 단순 사고자보다 12.2%나 높았다.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도로교통법에 따라 범칙금 6만원과 벌점 15점이, 화물이 떨어지지 않게 덮개를 씌우거나 묶지 않으면 20만원 이하 과태료가 각각 부과되는데 이 두 가지 법규 위반은 그동안 기본그룹에 속해 있어 보험료 할증 대상이 아니었다.
보험개발원은 이 두 법규 위반의 사고율이 높은 만큼, 기본그룹 분류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할증그룹 중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 등을 2회 이상 저지른 할증 2그룹의 사고위험률은 단순 사고보다 23.8%나 높아 추가 할증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은 2~3회 위반 시 5%, 4회 이상 위반 시 10%의 할증이 적용됐다.
또 전체 기본그룹의 사고 위험도도 단순 사고자보다 8.6% 높아 기본그룹 내에서 할증을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 같은 방안의 구체적인 추진 일정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그룹별 교통사고율을 분석해보니 그룹 내에서도 사고율이 다르게 나타나 이런 결과를 업계와 공유하긴 했다”며 “다만 보험료 할증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당국 등과 협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22일 오전 8시17분께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방면 가평휴게소와 설악 IC 인근서 유조차와 마티즈 등 차량 10여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과 소방당국, 한국도로교통공사 직원들이 사고현장을 수습 중이다.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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