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규제 한달)④투자자들 "규제하면 '더 오른다' 확신"
"공급 제한하면 희소성만 상승"…"신규 투자자 유입되면 반등 기대"
2018-01-15 08:00:00 2018-01-15 08: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직장인 박모씨(35·남)는 지난 7일 뒤늦게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었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가 박씨에게 ‘가상화폐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줬다. 다만 1일부터 가상계좌 신규 발급이 중단된 탓에 가족의 계좌로 1500만원을 우회 투자했다. 또 법인 및 대표자 명의 계좌로 신규 가입이 가능한 중소형 거래소를 통해 1000만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박씨는 “가상화폐라는 게 채굴을 통해서 얻는 한정된 자원이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정부 규제로 신규 투자가 제한되고 한국 거래소들이 고립된 탓에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가상화폐의 희소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이후 투자를 시작한 건 박씨뿐 아니다. 대기업 영업사원인 최모씨(35·남)도 지난 9일에야 지인의 계좌를 통해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수요는 많은데 정부가 공급을 막아놓으니 가격이 더 오르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가상화폐 가격이 이미 오를대로 오른 상황에서 사실상 ‘막차’에 올라탄 이들은 대부분 정부의 대응을 보며 "더 오르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거래가 어려워질수록 공급이 줄어 희소성이 높아지고, 가상계좌 신규 발급 제한이 한시적 조치인 만큼 언제든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정부의 시장 개입이 계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장기적으론 가상화폐가 금융상품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소위 ‘김치 프리미엄’ 약화로 연일 가상화폐 시세가 폭락하는 상황에서 기존 투자자들이 버티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작년 11월부터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이모씨(34·남)는 “처음 100만원을 투자한 가상화폐가 지금은 800만~900만원의 가치”라며 “최근 김치 프리미엄이 빠지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뺄 생각이 없다. 신규 가상계좌가 풀려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다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에 반대하는 내용의 청원을 진행 중이다. 청원인은 “(정부는) 일부 가상화폐를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큰돈을 투자해서 잃은 사람들 때문에 정상적인 투자자들까지 불법 투기판에 참여한 사람들로 매도하고 있다”며 “당신들은 국민을 보호한다고 생각하지만 국민들은 정부가 우리의 꿈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해당 청원에는 14일 오후 3시 현재 16만8000여명이 서명했다.
 
 
 
암호화폐 관련 커뮤니티에 게재된 게시물과 댓글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상평통보를 예로 '버티면 성공한다'는 내용, 정부 규제는 투기를 부추길 것이라는 내용, 암호화폐 투자로 얻은 수익을 인증하는 내용, 암호화폐 거래가 언제부터 가능하냐는 내용이다. 온라인 커무니티 화면 갈무리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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