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지난해 국내 증시를 이끈 일등공신인 제약·바이오주의 성장세가 2018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본격 시행 예정인 문재인케어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인데다 올해 중 40여종의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대거 만료돼 바이오시밀러 시장 성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약개발 업체에 대한 투자는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11일 한국거래소와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종에 속한 64개 종목은 지난해 평균 35% 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제약(068760)(161%), 대웅제약(139%),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46%), 한미약품(108%) 등은 2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21.8% 상승했다.
특히 2016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으로 코스피 시장에 제약·바이오 종목 중 대형주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날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26조원으로 코스피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는 2월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도 예고돼 있다. 셀트리온의 시총은 최근 37조원을 넘기며 코스피 시총 3위인 삼성전자 우선주를 넘어섰다.
미 의약품 수출업체 주목…인허가 규제 완화
올해도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유효하다. 문재인 케어와 트럼프 케어 등 정책적 기대감에서다. 비급여 항목 전체를 건강보험이 보장해 주는 문재인 케어가 국내 제약사에 우호적 환경을 만들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수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문재인 케어의 실시로 진료비 증가는 의약품 사용량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보장성 확대에 따른 건강보험재정수지의 압박으로 약제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약제비를 절약할 수 있는 ▲개량신약의 처방권고 ▲고가의 최신 3세대 항암 신약보다는 부작용 적고 효과 좋은 저가의 1, 2세대 항암제 사용안내 등 국내 제약사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트럼프 케어의 경우 의약품 시장의 경쟁 강화를 통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것으로, 미국에 의약품을 직접 수출하는 업체에 수혜가 예상된다. 생산시설에 대해 미국 식약청(FDA)로부터 cGMP 인증을 받았거나 준비 중인 곳이 이에 해당된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GMP 인증을 받고 바이오시밀러 수출을 진행 중이다. 또한 트럼프 케어에 따른 미국 FDA 인·허가 규제완화로 신약개발 기간 단축이 가능해 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7년 9월까지 미국 FDA 허가 신약은 이미 46개에 육박하고 있고 특히 트럼프 정부의 신약 허가 규제 완화 및 허가 기한 단축 의지 표명과 친기업 성향의 스콧 고틀리브(Scott Gottlieb) FDA 신임 국장 취임에 따라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신약개발에 뛰어든 한미약품, 바이오메드, 오스코텍, 펩트론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단 신약개발의 경우 10년 이상의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성공 확률과 수익성을 고려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아울러 바이오의약품에서는 다국적제약사의 독점적 시장이 형성돼 있긴 하나 2013년부터 일부 품목의 특허 만료로 자금력과 기술력을 가진 국내 업체들이 이 시장에 대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해당국가의 바이오시밀러 허가 규정의 준수와 함께 선제적 출시 및 가격 경쟁력도 중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제약, 바이오업계 최선호주로 꼽히는 대웅제약의 경우 미간주름 개선으로 개발된 나보타가 올해 미국과 유럽 등의 선진국 시장 진출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한미약품은 롤론티스(구감소증 치료) 미국 3상 결과 발표 등의 연구개발(R&D) 모멘텀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녹십자는 올해 상반기 IVIG-sn(면역글로불린) 미국 품목허가 승인 예상과 함께 캐나다 혈액제제 완공을 통한 대규모 설비투자가 마무리 된다는 점에서, 제넥신은 지속형 성장호르몬 소아대상 임상 2상이 완료돼 글로벌 니즈를 고려할 때 내년 기술이전 가시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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