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 잇단 가구업 진출…업계 1위 한샘 미래는
"경쟁 심화되겠지만 브랜드 가구 시장규모는 더 커질 것"
2018-01-25 18:27:13 2018-01-25 18:27:13
[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1위 기업 한샘이 굳건히 버티고 있는 국내 가구업계에 유통 대기업들이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이 리바트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신세계가 업계 6위 까사미아를 인수하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 대기업들의 가구업계 진출이 향후 한샘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해 연매출 2조원 달성이 확실시 된다. 단일 가구기업으로는 업계 최초 기록이다. 특히 지난해 사내 성폭행 사건과 올 초 대리점 갑질 논란 등 악재가 연이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하지만 유통 대기업들이 중견 가구사를 인수하며 속속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어 한샘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리바트를 인수해, 업계 2위 현대리바트로 재탄생시켰다. 지난해에는 미국 프리미엄 홈퍼니싱 브랜드 윌리엄스 소노마사와 국내 단독 유통 계약을 맺고 홈퍼니싱 시장에도 진출해 가구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그룹 내 물류 계열사 현대에이치앤에스를 흡수합병해 덩치를 키워, 한샘과의 매출 격차를 크게 줄였다.
 
지난 23일에는 신세계가 종합가구기업 까사미아를 인수하고 가구업계에 뛰어들었다. 까사미아는 지난 2016년 매출액 1220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6월에는 주방인테리어 브랜드 '씨랩키친'을 론칭하며 사업부문을 넓혔다. 업계는 신세계백화점 등 유통 채널을 통해 까사미아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 가구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까사미아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다"면서 "백화점이라는 유통망과 까사미아 브랜드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서 좋은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가구 시장은 여전히 비브랜드 가구가 70% 가량을 점유하고 있지만 브랜드 가구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브랜드 가구업계의 성장세도 이어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브랜드끼리 경쟁은 치열해 지겠지만, 결국 전체 브랜드 가구 시장규모를 키우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까사미아가 신세계와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내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가까운 미래에 한샘만큼 덩치를 키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샘도 유통 대기업의 가구업계 진출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샘 관계자는 "앞으로 신세계가 가구업계에서 어떤 전략을 펼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예단할 수는 없지만, 업계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샘 상암동 신사옥. 사진제공=한샘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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