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인요양병원들도 '밀양 참사' 그림자
10%는 불량…스프링클러·소화전 불능에 방화문 잠금 상태
2018-01-30 17:05:05 2018-01-30 17:05:05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노인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 10곳 중 하나는 최근 화재가 난 밀양처럼 소방 시설이 부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노인요양병원 106곳과 노인요양시설 239곳 전체에 대한 특별소방조사의 중간점검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지난 26일까지 291곳(84%)을 조사한 결과, 42곳에서 불량사항 135건을 발견해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불량 사항은 소화설비 35건, 경보설비 21건, 피난설비 58건, 건축법 위반 10건, 기타 11건으로 나뉜다. 세부 사례로는 ▲스프링클러 헤드 수량 부족 ▲옥내소화전 작동불량 ▲자동 화재속보 설비 119 미연결 ▲자동슬라이딩도어 자동개폐 불가 ▲방화문 잠금 ▲통로에 장애물 설치 등이 있다.
 
특정소방대상물은 병원·공사장·전통시장 등 화재시 다수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시설로, 소방시설을 갖추고 정기점검을 받아야한다. 서울시는 매년 겨울철 특정소방대상물 중 대상을 골라 특별소방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노인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 특별소방조사를 오는 2월 내로 마무리하며, 일반 의료병원 362곳 전체에도 특별소방조사를 실시해 역시 2월 중 완료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소방, 복지, 어르신·아동·여성시설 등 관련 부서가 참여한 가운데 밀양화재 관련 긴급소방안전점검회의를 열었다. 박 시장은 “제천·밀양 화재는 물론 은평아파트 사고 등 최근 발생한 화재사고를 정밀 분석해 본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화재 원인과 조치사항을 시민과 공유하고 쪽방촌·전통시장 등 화재취약지역에 대한 근본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노인요양병원·시설 등 재난약자 수용시설에서 화재 발생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화재 진압을 신속히 하도록 화재 초기 투입 소방력을 확대·강화한다. 4~6개 진압대, 구조대 1개대에서 6~8개 진압대, 2~5개 구조대로 규모를 늘린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구조하기 위해 ‘들것 겸용 매트리스’의 도입도 검토한다. 들것 겸용 매트리스는 매트리스 커버에 손잡이와 환자를 고정할 수 있는 밴드가 붙어 있어 구조대원 2명이 손잡이를 잡고 바로 들것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독일과 영국 등에서 사용 중이다. 노인요양병원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도·감독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관련법상 노인요양병원은 오는 6월까지 간이스프링클러 설비를 마쳐야 하는데 현재 설치율이 63.2%에 그치고 있다.

서울의 한 노인요양시설 피난통로에 쇠창살이 설치된 모습. 사진/서울시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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