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전례 없는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전세계 반도체 매출이 분기 최고치를 올린 데 이어 연간으로도 신기록을 썼다. 월간으로는 반도체 매출이 17개월째 상승행진을 이어갔다.
6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4122억달러로 전년보다 21.6%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140억달러로 2016년 4분기 대비 22.5% 상승했으며, 직전 분기 대비 5.7% 증가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지난해 12월 한달만에도 반도체 매출은 38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2.5% 늘었다. 전달보다도 0.8% 증가했다. 존 뉴퍼 SIA 최고경영자(CEO)는 "다양한 제품에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의 신기술이 접목되면서 반도체에 대한 세계적 수요가 증가했고 이는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8GB LPDDR4 모바일 D램. 사진/삼성전자
특히 부문별로는 D램과 낸드플래시 위주의 메모리반도체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매출은 1240억달러로 전년 대비 61.5% 상승했다. 메모리반도체 가운데 D램은 전년 대비 76.8% 증가했고, 낸드플래시는 47.5% 증가했다. 저장장치에 활용되는 D램과 낸드플래시가 고용량 스마트폰을 비롯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 크다.
그러나 늘어난 수요만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해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다. 실제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 1년 사이에 17%, D램은 44%가량 증가했다.
전세계 반도체를 호령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초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쓰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양사 합계 매출은 100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적인 실적을 남겼다.
일단 올해까지는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기술 난도는 높아지고 생산을 위한 투자부담은 커지면서 업계의 공급 증가가 제한된 상황"이라며 "IDC 고객으로부터 고성능, 고용량 서버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하며 가격이 상승하는 우호적인 시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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